[핫플레이스] 상인동 먹자골목

입력 2016-12-08 04:55:05

2만원 미만 안주로 승부하는 포장마차의 격전지…막창·곰장어·해산물 등 먹을거리 선택 폭 넓어

뒤숭숭한 나라 상황이 딱 '술 권하는 사회'다. 때마침 거리에는 크리스마스캐럴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술자리가 잦은 송년회 시즌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 대구 달서구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상인동 먹자골목이라면 어떨까? 적어도 주머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ㅁ자 형태 골목 따라 업소 60곳 빼곡히 들어서

기존 주택 개조해 1층에 상가로 바꾼 곳 많아

대부분 저녁에 가게 문 열어…새벽까지 불야성

대학생·직장인 몰리는 골목답게 유행에 민감

ㅁ자 형태 골목 따라 업소 60곳 빼곡히 들어서

기존 주택 개조해 1층에 상가로 바꾼 곳 많아

대부분 저녁에 가게 문 열어…새벽까지 불야성

대학생·직장인 몰리는 골목답게 유행에 민감

◆치열한 포장마차 격전지

가수 현숙이 노래했던 '벽돌담 모퉁이에 기대선 포장마차'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리어카와 기다란 나무의자, 흔들리는 백열등은 아련한 추억이 됐다. '부딪치는 술잔 속에 떨어지는 별을 보며 하늘을 마신다'는 것은 영화에나 나올 법한 얘기가 되었다. 하지만 겨울 칼바람에 지친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포장마차는 여전히 성업 중이다. 겉모습과 술 문화가 달라졌을 뿐이다. 실내형 포장마차에선 그 옛날처럼 즐겁다고 크게 노래 부르진 않는다. 괴로워 눈물짓는 이들이야 여전하겠지만….

도시철도 상인역 3·4번 출구 쪽에 형성된 '상인동 먹자골목'은 포장마차들의 격전지다. 'XX포장마차'란 상호를 내건 곳이 적지 않은 데다 2만원 미만의 저렴한 안주를 파는 곳이 대부분이다. 업소 한 관계자는 "달서구의 또 다른 부도심인 두류역 인근보다 오피스가 적은 탓에 객단가(客單價)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상권 급격히 팽창

롯데백화점 상인점 서쪽인 상인동 먹자골목은 상권이 급격히 팽창하는 중이다. 새로 짓고 있는 건물이 여기저기 눈에 띄고,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곳도 여럿이다. 상가 임차료가 크게 뛴 것 역시 핫플레이스다운 현상이다. 음식점과 주점들은 월곡로 53길을 중심으로 한 'ㅁ'자 형태 골목을 따라 빼곡히 들어섰다. 주택가 작은 소공원인 '달배공원' 주변까지 포함하면 무려 60곳에 가까운 업소들이 손님을 맞고 있다. 최영수 상가번영회 회장은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가게들이 띄엄띄엄 있었는데 도시철도역을 이용하는 대학생·직장인이 늘다 보니 자연스레 먹자골목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전했다.

이곳 특징 가운데 하나는 기존 주택 1층을 상가로 바꾼 곳이 많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에 포장마차 골목으로 변모한 월곡로 51길과 월배로 48길이 그렇다. 5년째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박재현 탑부동산 대표는 "주택을 개조하면 권리금이 따로 들지 않기 때문"이라며 "2㎞ 남짓 떨어진 서부정류장 주변 상권이 주춤하면서 자연스레 상인역 주변으로 프랜차이즈 주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행에 민감한 안주류 다양

골목마다 들어선 음식점·주점은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룬다. 아예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문을 여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래서인지 낮에는 인적조차 드물다. 많은 가게 수만큼이나 안주 선택 폭은 넓다. 막창·곰장어·치킨·닭발·해산물·육회·삼겹살 등등 입맛대로 충분히 골라 먹을 수 있다. 달서구청 위생과 박종원 음식문화팀장은 "지갑이 얇은 청년층을 겨냥하다 보니 고급스러움을 콘셉트로 내건 곳은 많지 않지만 유행에는 민감한 곳"이라고 했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저도주 열풍 또한 젊은이들을 포장마차로 모이게 한다는 분석도 있다. 유명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는 비용이나 포장마차에서 식사를 겸해 술 한잔 하는 비용이나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한 주점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회식 손님은 줄었는데 여성끼리 오는 고객은 여전히 많다"고 귀띔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안동갈비

상인동 먹자골목에는 젊은이들을 위한 맛집만 있는 건 아니다. 보기 드물게 투플러스 등급 한우만 취급하는 안동갈비도 그중의 한 곳이다. 고객 대부분이 인근 직장인 또는 병원 관계자들이다. 정육식당 경력이 30년쯤 된다는 박흥규 대표는 "다른 한우 전문점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지만 대학생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 않겠느냐"면서도 "좋은 고기를 싸게 먹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멀리서 오는 단골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최소 3인분 이상 주문만 가능하다.

▷대표 메뉴: 한우 갈비살(1만3천원), 안창살(1만6천원·이상 100g 기준)

▷전화번호: 053)642-9946 ▷영업시간: 오후 6시~오후 10시

★오오모리

체인형 주점들의 각축 속에서도 10년 넘게 버텨온 상인동 먹자골목의 터줏대감. 수북하게 가득 담았다는 뜻의 일본어 상호 그대로 한·중·일·양식 안주가 30가지가 넘는다. 특히 식빵 속에 국산 소고기 안심을 넣은 '찹스테이크 브레드', 일본식 부침개인 오코노미야키 빈대떡 등은 최영수 대표의 20년 요식업 노하우로 탄생한 안줏거리. 최 대표는 "단독 브랜드이다 보니 모든 식자재를 손수 구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고객들의 호응 덕분에 지금까지 버틴 것 같다"고 했다.

▷대표 메뉴: 나가사키해물짬뽕탕(1만5천원), 수제 오뎅바(1만6천원)

▷전화번호: 053)638-8088 ▷영업시간: 오후 5시~다음 날 오전 5시

★포차 어게인

맑은 날이라도 창가에는 비가 내린다. 벽에는 어른 600원, 어린이 300원이라고 적힌 대중목욕탕 간판이 걸려 있다. 다른 쪽 벽 역시 '약속다방' '전당포' 간판이 장식하고 있다. 이미 환갑을 넘긴 터미네이터 포스터도 눈길을 끈다. '포차 어게인'은 이런 복고풍 인테리어로 인기몰이를 하는 프랜차이즈 포장마차다. 여정훈 대표는 "고객 70%를 차지하는 대학생 고객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이 많다"며 "손님이 테이블에서 직접 김치전을 굽는 재미도 한몫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대표 메뉴: 석쇠깻잎불고기(1만6천원), 모듬어묵탕(2만원)

▷전화번호: 053)631-8825 ▷영업시간: 오후 5시~다음날 오전 4시

★써리로

국산 생돈육으로 만든 진짜 옛날 돈가스, 밀가루·버터를 녹여 만든 루(roux)에다 생크림'우유를 넣은 옛날 수프가 생각난다면 가볼 만한 돈가스 전문점. 경양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남편을 만나 25년째 돈가스를 만든다는 박인순 대표가 손수 조리한다. 인테리어도 현재 자리로 옮겨온 2003년 그대로다. 특이한 상호는 '(돈가스를) 썰러 가자'는 경상도 사투리. 박 대표는 "우연히 왔다가 어릴 때 추억이 생각난다며 다시 찾는 손님이 많지만 돈은 많이 못 벌었다"며 웃었다.

▷대표 메뉴: 돈가스(6천원), 해물볶음우동(6천500원)

▷전화번호: 053)635-9997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

★그날의 분위기

상호와 고풍스러운 건물 외부 장식이 발길을 붙잡는 모던 바. 가정집을 개조, 지난해 문을 열었다. 그래서 남성보다는 분위기를 따지는 여성 또는 커플 손님이 대부분이다.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는 테라스 테이블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다. 맥주·소주뿐 아니라 와인·보드카·칵테일도 판다. 나환수 대표는 "처음에는 고깃집으로 시작했는데 희소성이 없다고 생각해 메뉴를 바꿨다"며 "조명 덕분인지 요리 사진을 찍으면 블로그 등에 예쁘게 나온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고 소개했다.

▷대표 메뉴: 소고기 오블롱구이(1만9천원), 삼겹핑거구이(1만7천원)

▷전화번호: 1661-4435 ▷영업시간: 오후 6시~다음날 오전 3시

★미야꼬우동

일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대구 맛집으로 널리 알려진 미야꼬우동의 분점이다. 이영진 상인점 대표 역시 본사와 인척 관계다. 주요 메뉴 역시 국산 돼지 항정살구이를 올린 돈토로덮밥, 호주산 소고기 등심구이를 얹은 냉고기우동 등으로 비슷하다. 공깃밥과 미니 김밥은 무료로 제공한다. 이 대표는 "상인동 인근 젊은 주부들의 모임 장소로 자리 잡은 것 같다"며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겨울에는 스키야키 나베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표 메뉴: 돈토로덮밥(1만3천원), 돈가스 정식(8천원·점심특가)

▷전화번호: 053)631-2252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상인동 먹자골목 맛집(상호/ 전화번호/ 주요 메뉴)

▷수원숯불막창/ 638-6998/ 막창

▷마이마이치킨/ 641-9959/ 치킨

▷짚신매운갈비찜/ 639-5998/ 갈비찜

▷꾼노리/ 562-0558/ 주점

▷크래프트터널/ 635-5116/ 주점

▷달빛포차/ 637-1171/ 주점

▷맛있는 오칠구/ 637-5155/ 주점

▷김덕후의 곱창조/ 070-7807-5959/ 곱창

▷놀부옛날통닭/ 634-4499/ 치킨

▷솔내음/ 642-9391/ 주점

▷봉봉막창/ 644-8744/ 막창

▷비턴/ 070-8807-8493/ 주점

▷미성산오징어/ 642-3497/ 해산물

▷화신불닭발/ 644-8731/ 닭발

▷똥집포차/ 635-1222/ 주점

▷포차의 전설/ 641-7011/ 주점

▷문어이야기/ 644-8265/ 해산물

▷수상한 포차/ 639-7571/ 주점

▷불난 배꼽/ 633-3434/ 삼겹살

▷발빠닭/ 631-8747/ 닭발

▷우야지막창/ 644-5252/ 막창

▷맥주터널/ 631-3320/ 주점

▷육회초인/ 637-3363/ 육회

▷노랑통닭/ 644-2229/ 치킨

▷싱싱산오징어/ 642-5055/ 해산물

▷나이스투미츄/ 633-4292/ 삼겹살

▷헤비스터프/ 635-2727/ 주점

▷꿀까닭/ 641-1007/ 치킨

▷프라인앤비어/ 635-5518/ 주점

▷팔도실비집/ 218-3883/ 주점

▷양기돼지양념구이/ 639-3222/ 삼겹살

▷청춘닭갈비/ 636-2221/ 닭갈비

▷단지막창/ 637-1871/ 막창

▷영동포장마차/ 636-1588/ 주점

▷순간포차/ 218-3117/ 주점

▷취하라/ 070-8231-9592/ 주점

▷드래프트/ 586-1455/ 주점

▷하츠/ 269-2499/ 주점

▷조개일번지/ 634-4466/ 해산물

▷육구삼/ 070-7716-3248/ 삼겹살

▷황지라운지/ 634-5549/ 주점

▷육회공장/ 639-5225/ 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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