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최고·중진 연석회의 3주째 안 열려

입력 2016-12-08 04:55:05

탄핵 자유투표 결정 후 회의 취소…컨트롤타워 부재로 혼란 커질 듯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표결을 이틀 앞두고 새누리당의 '컨트롤타워'가 멈췄다.

친박 지도부는 6일 의원총회를 통해 탄핵 표결에서 찬반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기기로 결정한 뒤 예정된 회의마저 취소했다. 비주류의 탄핵 동참 천명 뒤 더는 논의할 주제도, 모아낼 총의도 사라졌다는 분위기 탓이다.

새누리당은 7일 매주 수요일 오전 국회에서 개최하는 '대표'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취소했다. 이는 정례회의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회의체로, 계파를 막론하고 지도부와 중진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국 현안과 당내 상황에 대해 두루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다. 그러나 탄핵 국면으로 접어든 뒤, 이날을 포함해 3주째 열리지 못했다.

6일엔 정례 원내 대책회의도 취소됐다. 5일 최고위원회의는 처음부터 비공개로 진행돼 정례 회의 석상에서 지도부의 공개 발언은 며칠째 사라졌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해온 주류'비주류 의원 6인으로 구성된 중진협의체도 5일 '사정 변경'을 이유로 비대위 구성 논의를 무기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국가 중대 현안을 논의하는 당'정'청 협의회는 무려 2개월여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이미 최고위원회는 유일한 비주류였던 강석호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친박 주류 일색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이정현 대표와 '투톱'을 이루는 원내사령탑인 정진석 원내대표마저 자신이 약속한 '예산 국회 및 거국중립내각 구성 논의 후 사퇴'를 들어 물러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지도부 공백은 더 심각해졌다.

탄핵안 가'부결 결과에 따라 엄청난 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전망되지만,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가결된다면 비주류가 당내 입지를 키워가겠지만 지도부를 포함해 친박계를 강제할 무기가 없다. 이 대표를 비롯해 남은 최고위원들은 21일 퇴진을 예고한 상태다.

한 초선 의원은 "주류와 비주류 모임에다 초선 모임과 재선 모임, 중진 모임도 제각각 열리면서 사실상 당은 갈가리 찢긴 상태"라며 "탄핵안 표결 결과와 상관없이 당내 계파 간 엄청난 싸움이 벌어져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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