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 협박, 돈 뜯은 사이비 기자 검거

입력 2016-12-07 04:55:02

경북경찰청 5명 구속·15명 입건

서울에 있는 한 인터넷 신문사 전 부회장 A(65) 씨는 2012년 3월부터 올 6월까지 기자 B(39) 씨와 함께 전국 공사현장을 다니며 날림먼지 등을 기사화할 것처럼 협박했다. 이런 방법으로 11차례에 걸쳐 13명으로부터 790만원을 받아냈다.

2014년 5월부터 2년여 동안에는 '환경보존 새싹회'라는 유령단체를 만들어 환경보존 명목으로 공사장 시공업체 관계자 45명을 가입하게 한 뒤 월회비 3만∼5만원씩, 모두 2천435만원을 받아 생활비로 썼다.

공사현장을 돌며 돈을 뜯어낸 사이비 기자들이 무더기로 덜미를 잡혔다.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이비 기자를 집중 단속, 공갈 및 사기 혐의로 A씨 등 5명을 구속하고 B씨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이비 기자 중 C(56) 씨는 영천에 있는 한 공사현장에서 먼지가 많이 나는 사실을 기사화할 것처럼 협박, 현장소장 3명으로부터 140만원을 뜯었는가 하면 공사를 따낼 수 있도록 공무원에게 청탁해주겠다는 명목으로 공사업체 관계자 2명한테 25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 조사결과, 경북 도내 한 일간지 기자 D(45) 씨는 안동의 폐기물처리업체를 협박해 325만원을 받은 것은 물론, 한 체육단체 이사로 있으며 허위견적서를 통해 단체 공금 4천5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됐다.

이승목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과거에는 사이비 기자들이 지역 내 업체를 갈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인터넷 매체 기자임을 내세워 전국의 국책사업 현장을 다니고 있다"며 "활동 범위가 점차 광역화돼 전국적으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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