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고령 총소리에 성주로 몰린 멧돼지

입력 2016-12-05 04:55:08

경북 시·군 7곳 순환수렵장 운영…허가 받지 못한 성주로 대거 피난

순환수렵장이 운영되는 김천'고령'칠곡에서 총소리가 울리면서 멧돼지들이 혼비백산 달아나고 있는 가운데 멧돼지와 고라니 등 유해조수들이 성주로 몰려들고 있다. 성주 인근 시'군이 지난달 20일부터 순환수렵장 운영에 들어가자 이를 피해 멧돼지 등이 수렵장이 없는 '안전지대' 성주로 피하고 있는 것이다.

경북도는 내년 2월 말까지 고령, 칠곡, 김천, 구미, 상주, 영주, 영양에 수렵장을 운영한다. 도내 권역별 순환수렵장은 경북을 4개 권역으로 나눈 뒤 지역을 돌아가며 반복해 운영되고 있으며 김천'구미'상주'고령'칠곡'성주는 2권역이다. 경북도는 지난해 경우, 6개 시'군(안동'문경'영주'청송'예천'봉화)에서 순환수렵장을 개장, 멧돼지 등 6만2천 마리를 포획하고 8억5천만원의 수렵장 사용료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성주는 올해 사드 배치 사태로 인해 홍역을 앓은데다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순환수렵장 허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

결국 멧돼지 등 인근 시군 유해조수가 성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들녘이나 산을 가리지 않고 멧돼지가 자주 출몰, 농촌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것.

가야산 산행을 자주 한다는 A(59'성주읍)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멧돼지 걱정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는데 요즘은 등산로 주변에서 멧돼지 배설물을 쉽게 발견한다"며 "농작물 피해와 인명 피해 발생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가야산 인근의 가천면 주민 B(68) 씨는 "얼마 전 집 인근에 있는 밭을 멧돼지가 파헤쳐놓은 것을 발견했다"면서 "노인들만 사는 마을에 멧돼지가 나타나 행패를 부린다면 가만히 앉아 당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성주군에 따르면 현재 성주에 살고 있는 유해조수 개체 수는 멧돼지 1천660여 마리, 고라니 9천340여 마리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인근 시'군이 순환수렵장을 운영한 뒤 성주의 멧돼지 등 유해조수 개체 수는 더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성주군 관계자는 "사드 배치 사태로 인한 여론 악화와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순환수렵장 신청을 하지 않았다. 유해조수를 포획하기 위해 읍'면별로 조수포획단 21명을 배치, 신고가 접수되면 즉각 포획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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