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상가서 안전하게 장사, 전화위복 계기"
서문시장 4지구 화재를 접한 2지구 상인들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지난 2005년 화재로 상가가 전소된 뒤 재입주까지 7년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2005년 화재 당시 2지구 상인들은 5개월간 시위 끝에 롯데마트, 베네시움, 서문시장 내 다른 상가 등으로 흩어져 장사를 시작했다.
당시 2지구 상인들은 시장 주차장을 개방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타 지구 상인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화재 때 2지구를 떠나 롯데마트에서 장사하다 7년 만에 2지구로 되돌아온 A씨는 "손해액도 상당했지만 같은 시장 내에서 장사하던 사람들이 주차장 상가 설치를 반대해 배신감이 컸다"며 "우린 7년간 서문시장을 떠나 있어야 했지만, 많은 2지구 상인들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4지구 상인들이 주차장에서 장사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화위복이 되었다는 상인들도 많다.
당시 건물이 노후화되고 건물을 둘러싼 노점상 때문에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늘 골칫거리였는데 새 건물이 들어서면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었다고 말한다. 2006년 8월부터 내당동 롯데마트에서 장사했던 2지구 상인 B씨는 "새로운 상가가 지어지면서 점포 가치도 올라가고 안전한 시설에서 장사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또한 "상가 주인들은 손해가 컸지만 월세를 내던 점주들은 롯데마트로 옮겨가 관리비만 내면서 오히려 돈을 벌었다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4지구 화재 당시에도 발 빠른 상인들은 불이 난 직후 서문시장 내 다른 점포를 선점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서문시장이 11년 전 대화재로 막대한 피해를 경험하면서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했다고 상인들은 전했다. 2지구 상인 C씨는 "상가가 타버리면 10년 전처럼 먼 곳으로 가야 하는데 완제품을 파는 상가는 여길 떠나면 장사가 끝이라는 걸 알고 있어 밤 사이 시장 내 빈 가게를 계약했다"고 말했다.
뼈아픈 화재 피해를 겪었던 2지구 상인들은 이번 참사를 입은 4지구 상인들에게 의미 있는 조언을 했다.
상인 D씨는 "정치인이나 관료들은 결국 법 테두리 안에서 논쟁만 하고, 그로 인해 폐허가 된 상가를 허물고 다시 짓는 데 7년이란 시간이 걸렸다"며 "우리는 아무것도 몰라 긴 시간을 보냈지만 4지구 상인들도 하루빨리 몸을 추스르고 행정적 절차나 피해구제에 대비한다면 좀 더 빨리 피해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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