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문 연 상인들 "人情을 기다립니다"…서문시장 전역서 손님 끊겨 위기감

입력 2016-12-03 04:55:12

대낮에도 발길 뚝, 와도 불구경만…전국 최대 야시장까지 영업 중단

2일 서문시장 화재현장에서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이 저녁 식사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2일 서문시장 화재현장에서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이 저녁 식사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서문시장 4지구를 휩쓸고 간 화마로 시장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다. 야시장 개장과 도시철도 3호선 개통 등으로 방문객들이 점차 늘고 있던 서문시장이 이번 대형화재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30일 화재가 발생하기 전까지 서문시장은 전통시장으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었다. 서문시장 앞을 지나는 도시철도 3호선이 지난해 4월 개통하면서 주말 고객이 40% 이상 늘어났고, 지난 6월 개장한 전국 최대 규모 야시장에는 개장 첫날 하루 20만 명이 몰리며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이름을 얻었다.

하지만 4지구 화재로 시장 전체는 찬물을 끼얹은 듯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불구경'을 하려고 몰려드는 인파는 많지만 정작 물건을 구입하려는 손님은 많지 않아서다.

화재가 완전 진압된 2일 오후 서문시장 2지구 1층. 평소 같으면 손님들로 가득 차 있을 시간인데 한산한 모습이었다. 일부 상인들은 마스크를 낀 채로 연신 기침을 하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금요일 오후에는 2지구 지하 주차장에 차가 가득 차고 오가는 손님들이 많아 진열해놓은 물건이 바닥에 떨어지거나 더러워질까 걱정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오늘은 문을 연 지 3, 4시간이 지나도록 손님 구경을 못했다"고 한숨지었다. 또 다른 상인은 "화재 진압 때문에 시장 내부로 차량 소통이 어려워 손님이 더 없는 것 같다. 주변 정리가 빨리 이뤄져야 시장 전체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가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야시장도 이번 화재로 영업이 잠정 중단됐다. 한 야시장 상인은 "장사를 시작한 지 반 년도 되지 않았는데 걱정이 태산"이라며 "일부 상인들이 화재 원인을 야시장 때문이라고 비난을 하고 있어 마음이 더욱 좋지 않다"고 했다.

서문시장의 침체된 분위기 회복을 위해 시민들의 관심과 방문이 필요한 상황. 상인들은 서문시장이 화재의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지역 경제를 되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오 서문시장상가연합회 회장은 "도시철도 3호선 개통, 야시장 개장 등으로 서문시장이 많이 알려지면서 상인들이 다 같이 시장을 살려보려고 노력하는 상황에서 화재가 나 너무나 안타깝다. 시민들이 서문시장을 많이 찾아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상인들도 힘을 내서 시장 분위기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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