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도 자원봉사 물결…급식 봉사·음식 쓰레기 정리 오랜 시간 궃은일 마다 안해
2일 오전 6시 30분 서문시장 화재 현장은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자원봉사단의 손길로 분주했다.
경찰, 소방관, 상인 등 사고 수습을 위해 애쓰는 이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박인수(59) 대한적십자봉사단 대구 서구지구협의회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11년 전 서문시장 2지구 화재 때도 중리동 봉사회장으로 상인들에게 점심을 대접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당시에도 화마로 상인들이 온종일 울다가 오후 늦게 겨우 밥 한술 떠먹었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10년 만에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니 너무 참담하다"며 "한순간에 전 재산을 잃은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재 발생 사흘째인 이날 서문시장 곳곳에서 묵묵히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추운 날씨에도 오랜 시간 이곳에 머무르며 음식 쓰레기 정리 등 궂은일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중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30일 450명의 봉사자가 몰린 데 이어 이날은 중구여성단체협의회, 119안전봉사단 등 총 75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현장을 다녀갔다.
시장 내 다른 지구 상인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50여 명으로 구성된 서문시장자원봉사단은 아침부터 새벽 늦게까지 주변 교통을 통제하는 등 경찰과 소방관들의 업무를 도왔다. 밤에는 5명 정도가 남아 24시간 대기하며 혹시 모를 사건'사고 발생에 대비했다. 동산상가에서 한복점을 운영하는 조기혜(58) 단장은 "이곳은 우리가 가장 잘 안다. 4지구 상인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분담하고픈 심정이다"고 말했다.
온정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빵, 우유, 라면 등 구호물품을 보관할 장소가 여의치 않을 정도로 각계각층에서 지원이 잇따르는 것이다. 특히 대구은행 사회공헌부는 10여 명의 자원봉사자를 상주시키며 부족한 물품들을 곧바로 공급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종훈(46) 대구은행 동성로지점 차장은 "중구에 있는 40여 개 지점에 있는 직원들이 매일 돌아가면서 화재 지역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며 "많은 분이 고생하는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고 했다.
상인들은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불에 타 흔적을 알아보기조차 어려운 4지구 건물을 바라보며 현장을 지키던 한 상인은 "새벽부터 너무 막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는데 정말 여러 단체에서 와주셔서 도와주니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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