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연말 이벤트 자제 "조용히 서문시장 돕자"

입력 2016-12-03 04:55:12

최순실 힘든 판에 화재 날벼락, 유통 불황 깊어질까 조심조심

연말연시를 앞두고 지난달 30일 대구 최대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이 대형 화마에 휩싸이면서 지역 유통가가 침울하다. 가뜩이나 '최순실 사태'등으로 연말 유통 이슈가 실종돼 분위기가 예전만 못한데 서문시장 화재란 대형 악재까지 겹쳐 더욱 추운 연말이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역 유통가는 아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믿음 아래 화재로 생활 터전을 잃은 서문시장 상인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보내며 조용한 연말을 약속했다.

지역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역 전체가 비통한 가운데 자칫 연말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요란한 행사라도 연다면 오히려 여론의 눈총을 받지 않을까 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연말 특수에 행사와 마케팅 전략 수정도 불가피하게 됐다"고 했다.

대구신세계는 화재가 난 직후 오전 비상 임원회의를 거쳐 서문시장 화재에 대해 다양한 지원책을 논의했다. 김봉수 부사장을 필두로 대책반을 꾸렸으며 서문시장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대구시를 포함한 관계 당국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구신세계는 혼란스러운 현장에 일방적인 지원보다는 현장이 수습되는 경과에 따라 대구시에서 마련한 다양한 대책을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동아백화점은 동아백화점 봉사단을 중심으로 발 빠른 지원책을 내놨다. 동아백화점 봉사단은 화재 당일 현장을 찾아 피해 규모와 현장 상황 등을 확인하고 내부적으로 지원방안을 검토했다. 이랜드복지재단을 통해 서문시장 피해상인 돕기 성금에 대한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지난달 30일 오후 5시부터 서문시장 화재피해 복구 현장에 있는 소방관 및 봉사자들을 위해 무릎 담요, 수건, 핫팩, 마스크 등 1천여만원 상당의 지원 물품을 전달했다. 또 화재 현장 수습 후 대구시, 시장상인회와 협의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중순 서문시장 화재 돕기 대규모 바자회를 열 계획이다. 수년째 전통시장 활성화를 지원해 오고 있는 홈플러스는 5일부터 컵라면, 음료, 커피, 간식 등을 현장 수습 인원에 제공하면서 지원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지역 유통가는 조용한 연말을 고려 중이다. 12월은 크리스마스와 겨울의류 판매 등으로 백화점 매출이 가장 높게 나오는 시기임에도 서문시장 화재의 아픔 속에서 예년만큼 떠들썩하게 할 수 없는 상황을 인식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아백화점은 이 무렵이면 매장에서 사용하는 캐럴이나 신나는 댄스 음악을 자제하고 차분한 팝송과 가요 등으로 매장 내 방송음악을 전달한다. 건물 외부에 크리스마스트리 등 화려한 장식도 자제한다. 15일 문을 여는 대구신세계도 오픈과 관련한 이슈를 조심하는 분위기다. 자칫 오픈 이슈가 시민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대처다. 이에 따라 요란한 마케팅은 하지 않는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