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남조선 쓸어버려야"…南進 말하며 포병사격 지도

입력 2016-12-02 19:22:39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 결의 채택 직후 백령도와 연평도, 서울 등 수도권을 타격 목표로 설정한 북한군의 포병 사격훈련을 지도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우리 영토 타격을 위협한 것을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군이 도발하면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란 결의를 표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정은 동지께서 12월 1일 조선인민군 전선포병부대들의 포병대 집중 화력타격 연습(훈련)을 지도하시었다"고 밝혔다. 훈련은 강원도 원산지역 해안에서 이뤄졌다.

중앙통신은 "연습에는 남조선 괴뢰 서북도서방위사령부 관하 6해병여단과 연평부대를 쓸어버릴 임무를 맡고 있는 서남전선수역 최전방의 섬방어대 포병 구분대들과 서울시를 비롯한 전선 주타격 방향과 보조 타격 방향의 남조선 작전지대 군사 대상물들과 반동 통치기관들을 타격할 임무를 맡고 있는 전선 중장거리포병 구분대들이 참가하였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이 공개한 훈련 사진을 보면 152㎜ 자주포,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 100여 문을 해안가에 길게 줄지어 배치했다. 이들 장사정포는 우리 수도권을 겨냥한 대표적인 공격 무기로 평가된다. 신문은 해안가에 늘어선 장사정포가 '일제사격', '급(신)속사격' 방식으로 한꺼번에 불을 뿜는 사진도 게재했다.

김정은은 지휘소에서 훈련을 지켜본 뒤 "정의의 전쟁 발발과 함께 서남전선 포병부대들이 터쳐 올리는 승전의 포성은 남진하는 인민군 부대들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말하는 등 '남침'을 의미하는 '남진'(南進)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위협 강도를 높였다. 김정은이 권좌에 오른 이후 '남진'이란 말을 한 것은 처음이다.

중앙통신은 "(타격)목표 섬에서는 요란한 폭음과 함께 화광이 충천했다"며 "백령도, 연평도를 비롯한 서남해상의 5개 섬과 조선인민군 주타격 방향에 놓여 있는 적들의 도시들과 군사대상물들, 반동 통치기관들이 통째로 불바다에 잠기는 듯한 통쾌한 순간이었다"고 묘사했다.

김정은은 "희한한 광경"이라고 감탄하면서 "첫 타격에 남조선 것들의 대응 의지를 완전히 꺾어놓고 그래도 단말마적으로 발악하는 놈들이 있다면 아우성칠 놈, 비명 지를 놈도 없이 모조리 쓸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이번 훈련이 "어리석은 망상에 사로잡혀 부질없는 전쟁 객기를 부리며 또다시 서남전선수역 우리의 면전에서 무모하고 졸망스러운 포사격질을 해댄 남측에 엄중한 최후의 경고로 전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훈련 지도는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신규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한 직후이자 한미일의 독자 제재 발표를 앞둔 시점에 이뤄져 제재에 반발하는 '무력시위'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