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성채·박물관·수도원 4천점…세계 제일 문화재 강국
이탈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문화재의 65~80%가 몰려 있다. 수백~수천 년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재가 즐비하다.
가톨릭 본산답게 성당 9만5천여 개, 성채 4만여 개, 고급 빌라 3만여 개, 박물관 5천600여 개, 수도원 1천500여 개 등 4천만 점이 넘는다. 게다가 대표적 도시 로마를 비롯해 폼페이 유적지구, 피렌체와 나폴리'씨에나 역사지구, 빌라 디에스떼와 띠볼리 등 곳곳의 도시들도 수천 년의 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채 보존되고 있어 그야말로 세계 제일의 문화유산 국가임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로마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국가 '바티칸시국'이 있다. 매년 수백만 명의 가톨릭 신자와 순례자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마디로 조상들이 물려준 문화재 덕에 이탈리아 사람들이 부유하게 살지만, 반대로 문화유산에 대한 그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복원, 보존 관리에 따른 노력과 예산 투입이 지금의 문화재 강국 이탈리아를 만들었다.
◆수천 년 역사 지닌 로마, 도시 전체가 세계유산
로마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역사지구'로 지정돼 있다. 이탈리아의 수도로 고대 로마제국의 발원지이자 첫 번째 수도로 알려져 있다. 한때 유럽 세계의 중심이자 유럽의 수도였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속담 하나로 당시 로마의 위치를 말해준다. 단지, 330년에 로마제국의 수도가 콘스탄티노폴리스로 옮겨졌다.
지중해권을 주름잡던 고대 로마의 수도였던 만큼, 수천 년 역사가 살아 숨 쉰다. 1980년 '로마 역사 지구-바티칸 시국의 유산들과 산 파올로 푸오리 레 무라 대성당'이라는 명칭으로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바다와 가깝지만 항구도시는 아니다. 도심 가운데를 흐르는 떼레베강을 통해 바다와 이어져 있다. 떼레베강에는 기원전 300년 된 다리와 양쪽으로 뻗어 있는 강변도로를 따라 로마 외곽을 둘러볼 수 있다. 로마에는 7개의 언덕이 있다. 연인의 거리가 있는 '몬테마리오 언덕'과 네로 황제의 정원이 있던 '자니꼴로 언덕' 등이 유명하다.
이들 언덕 사이를 포장해서 만든 중심 도시가 바로 '포로 로마노'다. 콜로세움 옆에 있는 넓은 사적지로, 팔라티노 언덕과 콜로세움 사이에 로마제국의 개선문인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이 있다. 로마 건국의 전설적인 영웅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가 처음 선언한 땅이다.
로마 곳곳에는 가톨릭 본산답게 대성당이 즐비하다. 특히, 로마제국 시대의 건축물로 투기장과 공연장으로 사용했던 '콜로세움'은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몇 시간을 줄을 서야 하는 로마의 대표적 랜드마크다. 도심 곳곳 광장과 '트레비 분수' 등도 오랜 세월을 지닌 유적으로 보존돼 있다. 만신전(萬神殿)인 '판테온'은 기둥을 하나도 세우지 않고 만든 로마제국 시절 모든 신을 위한 신전으로 시작했다.
로마 도심에는 평일에는 일반 차량이 들어가지 못한다. 수천 년 세월을 간직한 도심 거리와 건축물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도심 곳곳에는 로마와 유럽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유적과 관광지들이 빼곡하다. 그중에서도 로마 최고의 유적지는 독립국인 '바티칸'이다.
◆바티칸, 가톨릭과 중세유럽 역사'예술의 거장 작품 한눈에
바티칸은 1929년 2월 11일 교황청의 비오 11세 교황과 무솔리니 사이에 체결된 라테라노 조약에 의해 이탈리아와는 별개의 주권을 가진 독립국가가 됐다.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에 있지만 유엔 등의 세계기구에도 개별적으로 가입된 독립국가이다.
바티칸은 크게 박물관인 '바티칸 박물관'과 성 베드로 성당인 '피에트로 바실리카'로 나뉜다. '성 베드로 대성당'은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이 있다. 1984년 바티칸의 일부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성 베드로 대성당엔 266명의 교황 가운데 148명이 묻혀 있다.
옛 성 베드로 대성당은 테베레강 너머 바티카누스 언덕에 있던 성 베드로의 처형장인 칼리굴라 경기장 자리에 세워졌다. 90년경 교황 성 아나클레토가 베드로의 무덤 위에 작은 기념성당을 지은 것이 그 시초다.
대성당 앞 광장은 최대 30만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광장에 운집한 많은 군중이 대성당 정면의 강복 발코니와 사도 궁전에서 거행되는 교황의 강복 장면을 볼 수 있도록 원 두 개를 겹친 타원형으로 평면을 만들었다.
'바티칸 박물관'(미술관)은 라파엘로의 유작과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 등을 어떠한 장애물 없이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 바로크 시대의 카라바조, 구이도 레니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기대를 갖고 찾는 '시스티나 소성당'은 교황을 뽑는 선거인 '콘클라베'를 진행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성당에서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등 두 작품을 생생히 감상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이 박물관은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 르네상스 3대 거장의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1506년 1월 14일, 로마 에스퀼리노 언덕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인근 포도밭에서 라오콘이 발견됐다. 교황 율리오 2세가 구입해 자신의 거처인 사도 궁전에 딸린 벨베데레의 안뜰에 라오콘을 진열하고 일반에 공개한 것이 바티칸 미술관의 시작이다.
특히, '선교 민족학 박물관'에는 10만여 점이 넘는 컬렉션이 전시돼 있다.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4전시실로 구성돼 있으며, 아시아 전시실에는 하회탈 가운데 각시탈과 부네탈, 고려청자 등이 소개돼 있다.
◆씨에나'띠볼리, 르네상스 시대 전승기 모습 간직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 가장 발전했던 도시 씨에나는 13, 14세기에 형성된 고딕지구 전성기를 가장 잘 간직한 도시다. 씨에나 시청사가 있는 '캄포 광장'은 바닥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조개껍데기 형상을 하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중 하나로 손꼽힌다.
씨에나 두오모 대성당은 세계 최대 규모의 성당으로 건축됐지만, 페스트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면서 지금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화려한 고딕 양식을 지닌 대성당으로 남아 있다. 로마네스크, 고딕 양식과 이슬람 건축 양식이 가미돼 매우 아름답고 화려한 성당 내외부의 장식들이 눈길을 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씨에나의 중심부인 '캄포 광장'을 중심으로 붉은 벽돌 건물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도시 전체가 마치 잘 짜여진 고딕 양식의 구조물로 지어진 하나의 거대한 예술작품 같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들이 빽빽한 도심 거리는 마치 미로처럼 연결돼 있다. 수백 년이 흐르는 세월 동안에도 허물어지거나 볼품없는 모양새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지금도 사람들은 그 속에서 지금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떤 건물은 식당으로 꾸며지고, 어떤 집들은 유럽 최고의 커피향을 즐기는 카페로, 또 어떤 이가 사는 곳은 관광객들에게 보여줄 기념품과 다양한 제품들을 전시, 판매하는 곳으로 활용되고 있다.
로마에서 차를 타고 약 40분 정도 이동하면 자연과 조경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도시 띠볼리를 만날 수 있다. 띠볼리는 로마제국 시대 때부터 여름 휴양지로 각광받던 곳이다. '빌라 아드리아나'(Villa Adriana)와 '빌라 디 에스떼'(Villa d'Este)가 유명하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빌라 디 에스떼는 유럽 정원 가운데 '가장 멋진, 경이로운 정원'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지금도 이탈리아 정원 예술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녹음이 우거진 푸르른 자연과 아기자기한 초록의 나무들, 우아한 향기를 내뿜는 꽃이 있어 누군가의 소중한 비밀 정원에 초대받은 듯한 기분이 든다. 빌라 디 에스떼의 자랑거리는 수백 개의 분수다. 역동적으로 쉴 새 없이 물을 내뿜는 분수는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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