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등급 엉터리 표기, 적설하중 검토도 안 해
부실공사 논란에 휩싸인 포항 복합체육시설 만인당(萬人堂·본지 2014년11월5일 자 1면 보도)을 건축할 당시 관리감독을 맡았던 포항시청 담당부서 공무원 2명이 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포항시에 따르면 만인당 부실공사를 감사한 국무조정실 부패척결단은 10월 말 공사 관리감독을 했던 부서 팀장과 직원 등 2명을 경징계하라고 통보했다. 현재 시는 인사위원회에 이 2명에 대해 징계의결을 요구해 놓은 상태다.
부패척결단이 명시한 이들의 징계 사유는 모두 5가지이다. 먼저 Sa~Se까지 5개 지반 등급 중 만인당 부지는 가장 낮은 Se(연약한 토사 지반) 등급이지만, 이들 공무원은 이보다 한 단계 높은 Sd(단단한 토사 지반) 등급으로 표기해 이를 기준으로 건물을 설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처럼 약한 지반임에도 지반을 튼튼하게 하고, 수평력 유지를 위해 사용해야 할 모래'자갈 등이 아닌 잡석으로 땅을 다지도록 한 것도 감사에서 확인됐다.
부패척결단은 또 건축 초기 건물 균열을 막고 내구성을 높이는 팽창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 콘크리트를 사용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여기다 공사업체의 특허기술을 이 업체와 사전 협의하지 않고 설계에 반영했다는 내용도 징계 사유에 들어갔다. 더욱이 겨울철 눈이 내렸을 때 지붕 등 건물이 견딜 수 있는 적설 하중에 대한 검토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제2의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우려도 낳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들 2명은 공무원이 마땅히 해야 할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해 징계를 받게 될 예정"이라며 "어떤 징계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만인당은 2013년 남구 대도동에 부지 2만9천여㎡, 건축면적 7천여㎡(지상 1층) 규모로 70억원(설계 등 3억원·공사비 67억원)을 들여 지어졌다. 배드민턴'배구'농구'탁구 등 다양한 종목의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반침하 현상으로 부실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3㎝가량 침하돼 있으며, 시가 한국지반공학회에 건물 점검 용역을 맡긴 결과 앞으로 36년간 34㎝가 더 침하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보수공사 예상금액은 20억원 수준이지만, 지난 5월 포항시의회가 1차 보수공사 예산으로 요청한 10억원을 삭감하면서 아직 보수공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