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필드 나가기 전 날씨부터 확인하세요

입력 2016-12-01 04:55:01

추위에 부상 위험 높아, 그린 얼어 공도 잘 안 맞아

추위를 이기기 위해 껴입은 옷들은 운동신경을 저하시킬 수 있다. 매일신문 DB
추위를 이기기 위해 껴입은 옷들은 운동신경을 저하시킬 수 있다. 매일신문 DB

겨울 골프는 강추위가 예고돼 있을 때는 웬만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비싼 비용을 주고, 일부러 혹한의 극기훈련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주에 새벽 라운딩을 나갔던 지역의 아마추어 골퍼들은 영하의 강추위에 떨면서, 골프 타수도 평균보다 10타 이상 더 쳐서 라운딩하는 기분조차 다 망쳤다.

싱글 수준의 상급자 아마추어인 우모(49'회사원) 씨는 지난달 29일 경남 합천 아델스코트CC에 오전 7시 티오프(경기 시작)를 갔다 추위에 생고생을 하고 왔다. 손이 다 얼어서 그립도 잡기 힘든데, 산간 지역이라 홀마다 그린이 다 얼어서 잘 맞은 공도 튀어서 OB(2벌타)가 발생했다. 2주 전에 78타를 쳤는데, 이날은 92타를 쳤다. 동반자들도 힘겹기는 마찬가지. 오전 1부 티업이라 그린피 할인이 많이 됐지만, 그 돈도 아까울 정도였다.

골프 입문 2년 차인 '백돌이'(100타 전후로 치는 아마추어 골퍼) 김모(44'자영업자) 씨는 29일 오전 7시에 구미CC에서 골프를 치고 와서 큰 후회를 했다. 김 씨는 "골프가 아니라 아이스링크에서 아이스하키를 하고 온 것 같다"며 "얼마나 공이 안 맞는지, 120타 정도 쳤다. 기분 다 잡쳤고, 감기까지 걸렸다"며 불평했다.

겨울 골프에서 추위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먼저 일기예보를 잘 살펴야 한다. 겨울철도 삼한사온 속에 날짜를 잘 받으면, 살을 에는 추위를 피하면서 제대로 된 샷을 할 수 있다. 영하의 기온에 바람까지 심한 날은 골프를 치기엔 최악의 날씨다. 추위를 이기기 위해 너무 두껍게 옷을 껴입으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스윙이 나올 수 없다.

몸이 굳어서 발생하는 부상의 우려도 크다. 특히나 겨울에는 티잉 그라운드의 멍석이나 매트가 얼어서, 드라이브 샷을 하다가 허리를 삐끗하거나 넘어져 다치기 쉽다.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골퍼들도 겨울철에는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야 한다. 추운 날에는 페어웨이 잔디도 얼어 있는 경우가 많아, 생크나 뒤땅을 쳐서 허리에 무리가 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전동카트도 겨울에는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우리나라 골프장은 산악 지대에 만들어진 곳이 많아서, 급경사는 물론 오르막에서도 바퀴가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카트 손잡이를 꽉 잡아야 한다.

지역 아마추어 골프동호회 모임인 '골프누리다' 한상만 대표는 "많이 추운 날에는 아예 부킹을 잡지 않으며, 혹시 겨울철 라운딩을 나가더라도 회원들에게 준비운동, 각종 안전수칙 등에 대해 여러 차례 주지시킨다"며 "악천후 속 골프는 운동의 즐거움 대신 극한의 고통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