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서문시장 500m 밖까지 연기·메케한 냄새 뒤덮어

입력 2016-11-30 09:21:44

30일 오전 2시 8분쯤 대구 서문시장 상가 내 1지구와 4지구 사이에서 화재가 시민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화재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30일 오전 2시 8분쯤 대구 서문시장 상가 내 1지구와 4지구 사이에서 화재가 시민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화재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30일 새벽 대구 서문시장에 발생한 큰 화재로 서문시장 일대는 물론이고 중구 일대가 매캐한 연기로 뒤덮혔다. 연기는 이날 오전 10시 50분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8시를 넘어서면서 큰 불길은 잡혔지만, 내부 온도가 너무 뜨거워 소방관이 진입을 할 수 없는 탓에 아직까지 잔불까지 완전 진압하는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차 100여대를 비롯해 출입 통제를 위한 경찰차량 등이 한꺼번에 서문시장으로 몰리면서 일대는 매우 혼잡한 모습이다. 서문시장으로의 진입이 일부 통제됐으며, 불이 난 4지구 진입로와 주변 도로는 살수차 등이 뿌린 물이 흘러 비 오는 날처럼 노면이 젖었다.

화재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왔지만 출입 통제로 시장안에 들어가지 못한 상인들은 주차 타워, 시장 입구 등에서 화재 진압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상가 건물이 너무 오랜시간 화재에 노출되면서 구조가 약해저 무너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상인 박성태(50)씨는 "4지구와 1지구 사이 노점상에서 밤에 국수 팔다가 가스 잘못 건들여 불난 것 아니냐"면서 "보험은 들어놨지만 1억 피해보면 보상은 5~6천 밖에 안해주더라"고 걱정했다. 박씨는 "이불 커튼 메리야스 등 안에 있는데 울컥하고 막막하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아예 울음을 터뜨린 상인들도 꽤 보였다. 연신 "우야꼬~!"라며 눈물을 훔치던 정모(62)씨는 "소방서가 먼 것도 아니고 불이 이렇게 크게 번질 동안 뭐했나"며 대구시와 화재당국을 원망했다.

이미 2005년 서문시장 2지구 화재를 경험한 바 있는 박창윤(45)씨는 "2지구 화재 이후 성당시장으로 옮겼다"면서 "상인들이 많이 불안하고 화도 날 것이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니 그래도 마음을 굳게 먹고 건강 해치면 안된다"고 내 일처럼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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