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로 세번째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 연단에 선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4일 2차 대국민담화 때와는 달리 평온하고 담담한 모습을 유지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한 표정이었다. 굳은 표정으로 비교적 담담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준비한 발언문을 읽어 나갔다. 담화문을 읽는 중간 다소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2차 대국민담화 때처럼 울먹이진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여전히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을 뿐이다. 그러면서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이라고만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 저는 이 자리에서 저의 결심을 밝히고자 한다"면서 "제 대통령직 임기단축을 포함한 진퇴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말할 때는 잠시 목이 메이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짧막한 담화문을 다 읽은 뒤에는 기자들에게 "향후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를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하며 옅은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퇴장하려는 박 대통령을 향해 일부 기자들이 "대통령님 질문 있습니다"고 외쳤지만 그는 "여기까지 오늘은 무거운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안에 여러 경위에 대해서 소상히 말씀드리겠고, 여러분이 질문하고 싶은 것도 그때 질문하시면 좋겠다"라며 답변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옅은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최순실과 공범 관계를 인정하느냐", "다만 몇 개라도 질문을 받아달라"는 기자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지만 박 대통령은 바로 퇴장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담화는 5분 발표는 5분이 채 안되는 짧은 분량이었다. 9분여가 걸린 2차 담화의 절반 정도엿지만, 100초에 불과했던 1차 담화보다는 길었다. 이날 대국민담화 발표 현장에는 최근 사의를 표명한 최재경 민정수석도 자리했다. 그 외에 한광옥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실, 국가안보실 참모들은 브리핑룸 좌·우측 벽에 침통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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