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면 스크린을 탑재한 애플 아이폰이 이르면 내년에 출시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들은 애플로부터 얇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생산을 늘리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보다 해상도가 높은 스크린 시제품을 내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전했다.
아이폰 판매 둔화로 궁지에 몰린 애플은 아이폰 10주년이 되는 내년에 히트작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OLED 스크린이 들어간 아이폰은 공개되는 여러 모델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말했다. 하지만 OLED 디스플레이의 제조 단가가 비싸므로 제품 가격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OLED 디스플레이 모델은 애플이 검토하고 있는 10가지 시제품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애플이 이를 출시하지 않기로 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에서 구글과 중국 샤오미까지 라이벌들은 이미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 스크린으로 이동하고 있다. OLED 디스플레이가 얇고 가벼우며 유연한 디자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OLED 스크린은 스크린을 비추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추산에 따르면 제조 단가가 50달러 이상 더 든다.
리서치회사 IHS 마킷은 스마트폰 OLED 시장의 매출이 2019년에 186억 달러(약 21조9천억 원)로 LCD 시장을 앞설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LCD 시장 매출은 208억 달러이며 OLED 시장은 106억 달러였다.
현재 스마트폰 OLED 시장은 삼성전자의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배하고 있다.
삼성은 애플에 메모리칩과 다른 부품을 오랫동안 공급해왔다. 하지만 두 회사 간의 경쟁이 격화하자 애플은 스크린 업체를 다변화해왔다. 애플은 LCD 기술을 쓰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한국의 LG 디스플레이와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 샤프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LG 디스플레이와 재팬디스플레이, 샤프는 OLED 투자에서 삼성에 크게 뒤졌다.
삼성은 올해에만 OLED 생산확대와 연구개발에 100억 달러 가까이 썼다. LG 디스플레이는 2018년까지 30억 달러를 스마트폰 OLED 스크린 생산을 늘리는데 투자할 계획이다.
재팬디스플레이와 샤프는 자금난에 봉착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일본 정부 지원 펀드인 일본산업혁신기구(INCJ)로부터 새로운 자금을 수혈받으려고 협상 중이다.
앞서 올해 샤프를 3천888억 엔(약 4조 원)에 인수한 대만 폭스콘은 높은 제조 단가 때문에 OLED에 회의적이다.
복수의 소식통은 애플이 초기 OLED 물량의 대부분을 삼성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애플은 LG 디스플레이와 재팬디스플레이, 샤프가 2018년까지 생산량을 늘리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샤프가 애플에 충분한 OLED 패널을 공급하려면 50억 달러(5조9천억 원) 이상을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폭스콘 임원 출신인 다이정우 샤프 사장은 "샘플 OLED 스크린을 만들겠지만, OLED가 큰 시장이 될 잠재력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OLED 투자는 리스크가 있다. 이 기술이 주류가 될지는 불확실하다.
OLED는 이미지의 질에서는 분명한 이점이 없다. 애널리스트들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이 아직 유연한 스크린을 완성하지 못했으며 구부릴 수 있는(bendable) 스마트폰이 나오려면 몇 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IHS 마킷의 제리 강 애널리스트는 "몇몇 디스플레이 회사들은 이미 OLED를 접거나(foldable) 둘둘 말 수 있는(rollable) 기술이 있다"면서도 상용화 시점에 대한 전망은 조심스러워했다.
패널에 들어가는 터치센서나 렌즈 커버 같은 부품이 유연성을 제한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차세대 LCD 패널을 마케팅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기본재료로 유리가 아닌 필름을 쓰는 새 LCD 패널이 유연성이나 사진의 질, 수명 등에서 OLED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혼마 미쓰루 재팬디스플레이 회장은 "고객이 원하기 때문에 OLED 대량생산 라인에 투자할 것이지만 우리 사업의 기반은 여전히 LCD일 것"이라고 앞서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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