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0.2%p 떨어뜨려 2.8% 전망 한은 더 내릴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당선에 따른 보호무역 기조 확산 및 통상압력 가중 가능성이 우리의 수출 길을 가로막고 있다. 기정사실로 굳어진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불거진 국내 가계부채 문제, 부동산 시장 규제에 따른 건설경기 침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도 내수를 압박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나라 안팎의 문제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할 경제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가 수출과 내수에서 모두 탈출구를 찾지 못하자 국내 경제연구소가 잇따라 내년도 우리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27일 내년도 국내 경제성장률을 2.5%로 예측했다. 기존 전망치(2.7%)보다 0.2%포인트(p) 내린 수치다. 다른 국내 경제연구소들도 대부분 내년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대로 내다보고 있다. 사상 첫 3년 연속 2%대 성장이 기정사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2.6%의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는 정부(2.8%)까지 2%대 성장을 예고했다.
LG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2% 성장을 예고했다. 하지만 국정 농단 파문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기존 전망치에 담지 못한 변동요인을 추가한 수정안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하향조정이 예상된다.
내달 초 경제 전망을 발표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5월 2.7%로 제시했던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로 전망했던 한국금융연구원과 9월 2.6%로 제시했던 현대경제연구원도 내년에 수치를 낮춘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지난달 13일 2.9%에서 0.1%p 내린 2.8%로 전망한 한국은행은 한 달여 만에 추가 하향을 저울질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또한 내달 발표할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 우리 경제의 2%대 성장 전망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는 지난 6월엔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로 3%를 제시했지만 현재 실무적으론 2% 초중반대 성장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기관들이 성장률을 더 낮추는 핵심 요인은 내수 부진이다.
올해 성장을 견인했던 건설투자가 대폭 둔화하고 가계부채 부담과 구조조정의 여파 속에서 가뜩이나 부진한 소비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건설투자는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에 힘입어 9.8%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내수 성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아파트 분양권 전매 제한, 재건축에 대한 규제 조치, 대출 규제 강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증가세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다 보니 국민의 지갑은 더욱 꽁꽁 닫힌다.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2.1%로 올해보다 0.4%p 하락했다.
이와 함께 수출시장에서도 고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국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 수출기업 경쟁력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수출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 수준은 우위 36.7%, 동등 45.6%, 열위 17.7%로 조사됐다. 3년 전과 비슷한 수치다. 품질 경쟁력(우위 비율 50.7%)은 비교적 높은 수준이지만 가격, 해외마케팅'판매 경쟁력(우위 비율 34.0%, 35.0%)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수출기업은 미국 금리 인상, 환율 변동 등 국제 금융시장 불안에 대해 가장 크게 우려(33.9%)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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