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검찰총장 父 김기택 영남대 총장, 박근혜 이사에 찍혀 1988년 불명예 퇴진
'최순실 게이트'로 청와대와 검찰이 전면전 양상을 벌이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김수남 검찰총장 부자간 악연(?)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박 대통령은 검찰의 정조준을 외면한 채 특검수사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김 총장이 이끄는 검찰은 '뇌물죄'로 엮어 법적으로도 식물 대통령을 만들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대표적인 TK 정치인과 검사였고, 박 대통령은 지난 연말 당시 대검차장이던 김 총장을 전격 발탁했지만 지금은 살 떨리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박 대통령과 김 총장 간 악연은 아버지인 김기택 전 영남대 총장 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전 총장은 영남대 제6대 총장으로 1986년 2월부터 2년여 동안 재직했다. 당시 정계에 입문하지 않았던 박 대통령은 영남대 이사로 대학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때였다.
1987년 대선 승리로 집권한 노태우 정권은 이듬해 대대적인 사학비리 수사를 벌였다. 대구지검 특수부는 1988년 영남대가 학생 29명에게 총 4억3천만원의 기부금을 받아 부정 입학시킨 사실을 밝혀냈다. 재단에 미운털이 박힌 김 전 총장은 사퇴 압박을 받았고, 결국 최태민의 의붓아들인 조순제 이사를 포함해 속칭 '4인방'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담화문을 발표한 뒤 물러났다. 김 전 총장은 박 대통령과 그 주변 인물들에 의해 이른바 '불명예 퇴진'을 한 셈이다. 김 전 총장은 2007년 이명박, 박근혜 후보 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을 벌일 때 이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이 같은 구원(?) 탓에 지난 연말 김 총장이 검찰수장이 될 것이란 예상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오히려 청도 출신으로 대구고를 졸업한 박성재 서울고검장이 더 유리하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박 고검장이 현 정부 핵심실세인 최경환 의원과 고교 동문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또 다른 경쟁자였던 TK 출신의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은 세월호 사건 당시 유병언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일찌감치 물러났다.
박 대통령은 박 고검장 대신 김 총장을 전격 발탁해 친정체제를 구축하면서 임기 말 레임덕 방지에 최대한 공을 들였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정치권에서 특검 도입 논의가 진행되자 김 총장은 대통령 보좌보다 조직 수호에 올인하면서 대통령을 향해 정면으로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택 전 영남대 총장과의 악연이 결과적으로 아들인 김 총장까지 연결되는 듯이 비쳐 세상사의 비정함을 보는 듯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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