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정치가 과학이 되려면

입력 2016-11-28 04:55:06

평양고등보통학교
평양고등보통학교'연세대(영문학)'보스턴대 대학원(철학박사) 졸업. 전 연세대 부총장. 현 태평양시대위원회 명예이사장

대통령 11명 중 2명 빼고 다 선무당

박정희, 독재해도 한강의 기적 일궈

정치가 '굿판' 아닌 과학이 되려면

최태민 일가·앞잡이 일망타진해야

철학이나 문학, 정치학이나 역사학 같은 인문학이 과학 분야로 편입되기는 어렵다. 정치철학이란 말은 쓰지만 정치과학이란 말은 통용되기 어렵다. 정치가 과학이 될 수는 없지만 정치가 좀 더 과학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었다. 그런 운동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이 서구 문예부흥기에 등장한 니콜로 마키아벨리였다. 그는 1494년 메디치가가 피렌체에서 추방당하고 사보나롤라의 신주정치(theocracy)가 실시되는 현장을 목격하고 느낀 바 있었다.

피렌체에서 로렌초 메디치 가문의 권세를 이기고 명실공히 피렌체의 독재자가 된 사보나롤라는 이미 로렌초의 죽음을 예언했고 외적의 침입이 불가피하다고 예언한 대로 '하느님의 사람'의 예언은 적중한 셈이었다. 그가 벌인 굿판은 점점 더 난잡해지고 횡포는 민중이 참을 수 없는 경지에 다다라, 굿을 일삼던 이 영계의 천재는 교황으로부터 파문을 당하고 격노한 민중에 의해 교수형과 화형을 동시에 받고 저세상으로 강제 송환되었다.

마키아벨리는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정치는 종교로부터 분리돼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군주론'을 저술하여 과학이 될 수 없는 '정치'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시도한 것이었다. 그가 '군주론'을 써서 독재자 시저 보르자에게 바치기 전까지는 어떤 면에서 볼 때 정치라는 이름의 '굿'이었을 뿐이었지만 그는 정치가 '굿'이나 '살풀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것이었다. 내가 보기에는 조선왕조를 망하게 한 '굿'의 명칭은 '사색 당쟁'이지만 내용은 '굿판'이었다. 당쟁에 무슨 알맹이가 있었겠는가? 이를 통하여 민중생활에 무슨 도움을 주었는가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라. 무당을 불러다가 '굿'을 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선거를 통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된 열한 분이 있다. 그중 두 분만 빼고는 모두가 내 눈에는 선무당으로만 보인다. 이승만은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고, 나라를 세우고 지킨 명실공히 정치 지도자였지 '박수무당'은 아니었다. 박정희도 그렇다. 그는 '무당놀이'를 거부하고 냉정하게 정치에 임하였다. '굿'이나 하는 평범한 지도자들은 상상도 못할 엄청난 독재를 주저 없이 감행하여 '한강변의 기적'을 일구었다. 그는 진정한 마키아벨리의 수제자였다. 춘궁기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풀뿌리'나무뿌리'로 연명하던 한국인에게 세 끼 밥을 먹게 하는 데 전력을 다하였다. 이 나라의 경제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여 경제 강국 10위권을 노리는 대한민국이 되지 않았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매우 노골적으로 '굿판'을 벌인 마지막 대통령이라는 누명 아닌 누명, '상처뿐인 영광'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100만 시민이 길거리로 뛰어나와 악귀란 악귀는 다 밟아 죽일 것이니 앞으로는 이 나라의 정치판에 무당들이 드나들 수 없게 되었다. '굿'을 일삼는 정치판에 상식이니 이성이니 하는 덕목은 전혀 필요하지 않았지만, 이제부터는 정치가 마키아벨리의 주장대로 과학적이기를 힘써야 할 것이다.

나는 우리의 정치적 현실에 대하여 걱정하지 않는다. 올 것이 온 것뿐인데 새삼 무엇을 두려워하리오! 곤장을 열 대 맞으라는 형벌이 내려졌으면 열 대의 곤장을 맞아야 일이 끝난다. 다섯 대만 맞고 끝날 수는 없지 않은가? 큰 '굿'이 한 차례 끝나면 모든 무당들이 조금씩 피곤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들에게 쉬는 시간을 주라. 그러나 곤장으로 후려갈기는 일은, 때리는 국민의 입장도 괴로운 것이지만, 계속되어야 하고 차제에 악귀들을 시베리아의 추운 벌판으로 추방하여 거기서 다 얼어 죽게 만들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랴? 정치가 좀 더 과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미신 타파를 국론화하기 위해 최태민 일가의 무당들을, 박수무당'선무당을 가리지 말고 다 잡아라! 그들뿐 아니라 무당 앞잡이들-이를테면 '문고리 3인방'도, 교만한 표정으로 아직도 굿판에서 깨어나지 못한 민정수석인가 하던 그놈도 일망타진, 15년 징역에 처하라!

그런 법이 없다고? 그럼 반드시 '특별법'을 만들어야지! 그 정도의 희생은 겪어야 한다. 그러나 비가 오고 나면 땅이 굳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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