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탄핵파는 배신·변절자, 黨 떠나라"

친박 지도부 '분당 불가피' 거론

새누리당 조원진(왼쪽) 최고위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심에 쌓인 듯 얼굴을 감싸고 있다.연합뉴스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가 24일 "탄핵 추진파와 당을 같이 못한다"며 공개 석상에서 '분당 불가피론'을 띄웠다.

친박계 지도부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전면전'에 나선 김무성 전 대표를 맹렬히 비판했다.

친박계는 김 전 대표의 탄핵 주도가 분당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불가피하게 분당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비주류의 계속된 퇴진 압박에도 당의 화합과 민생 안정으로 맞서며 상당 기간 '버티기' 전략으로 일관해온 친박 주류 지도부가 분당론까지 거론, 당내 갈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검찰 발표를 믿고 탄핵을 하기로 했으면 즉각 특검을 취소해야 한다"며 "검찰 조사를 믿지 못하면 탄핵하지 말고 특검을 추진해 특검 결과를 보고 그때 가서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김 전 대표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탄핵 협조 요구를 언급하며 여당의 탄핵 동조에 대해 '예수 팔아먹는 유다' '예수 부인하는 베드로' '배신자' '변절자'와 같은 행위라고 몰아세웠다. 사실상 김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김 전 대표를 향해 "구태 정치의 표본"이라고 맹비난하면서 정계은퇴를 촉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김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을 거론, "아무런 반향도, 감동도 없고 오직 혼자만의 메아리뿐"이라면서 "김 전 대표의 여러 언행은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다. 정치의 비정함과 구태 정치의 표본을 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먹던 우물에 오물을 던지려면 본인부터 의원직 사퇴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하는 것이 당원과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하며 '당을 떠나라'고도 요구했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새누리당이 분당 수순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비교적 '초계파' 기조를 유지해온 초'재선으로까지 확산하는 비상대책위 구성 요구에 대해 "우리는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하는데, 이제는 분당 순서로 가는 것 같아 더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참석자들 사이에선 "만약 김무성이 탄핵을 주도하면 어차피 분당을 전제로 하는 것 아니겠나" "한쪽 무리를 탄핵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이 같이 당을 하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