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요정 '김복주'덕에 관심받는 '금복주'

입력 2016-11-23 04:55:02

대구 출신 작가 향수 반영

MBC 수목 드라마
MBC 수목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의 주인공 김복주(이성경 분)는 아빠가 금복주 소주를 마신 날 덜컥 들어섰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런 유래 덕분에 대구 주류업체 금복주와 이 업체의 금복주 소주가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MBC'금복주 제공

지난 16일 전파를 타기 시작한 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 덕에 대구의 주류업체 금복주가 웃고 있다. 자사 제품명에서 유래된 주인공 이름 덕분에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어서다.

역도요정 김복주는 역도 선수라는 이유로 소개팅 한 번 못해 본 김복주가 자신을 처음으로 여자로 대접해 준 비만 클리닉 의사에게 한눈에 반해 8주 비만 프로그램에 등록하면서 진행되는 로맨틱 코미디다. 특히 모델 출신인 주연배우 이성경이 극 중 맡은 배역 김(金'금)복주의 이름은 '아빠가 금복주 소주를 마신 날 덜컥 들어섰다'는 재밌는 유래를 지녔다.

대구경북민에게는 이런 이름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금복주 소주는 1957년 삼산물산으로 설립한 지역 주류업체 금복주가 1963년 이름을 붙여 판매해 온 소주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애주가들에게까지 두루 사랑받았던 터다.

금복주 병 가운데 커다랗게 그려져 있던 이 회사의 마스코트 '복영감'도 널리 알려졌다. 복영감은 술통 위에 앉은 한 노인의 모습을 하고서 왼손에는 술 주머니를, 오른손에는 부자방망이를 들고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소주 금복주는 한동안 단종됐다가 지난 2010년 '금복주 25%'라는 이름으로 재출시돼 판매되고 있다.

드라마 시청자와 누리꾼 사이에서도 "김복주를 달리 읽으면 금복주인데 둘은 어떤 관계일까" "드라마를 보고 나면 왠지 소주가 땡긴다" "추억의 금복주를 드라마에서 들을 줄은 몰랐다"는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드라마를 집필한 양희승 작가는 지금껏 집필에 참여한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1996)과 '순풍산부인과'(1998), 드라마 '고교처세왕'(2014)과 '오 나의 귀신님'(2015) 등 소위 말하는 '대박'을 낸 인물이다. 양 작가가 이번 작품에 금복주라는 명칭을 차용한 데는 그가 1970년 4월 대구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냈다는 배경이 작용했다.

양 작가의 소속사인 초록뱀미디어 관계자는 "작가가 주인공에게 재미있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 했다. 전직 역도선수인 주인공 아버지가 술 마시기를 좋아했다는 설정을 통해 우연히 이름을 만들었다"며 "이 과정에서 양 작가가 고향에 대한 향수를 반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복주 측은 예상치 못한 관심에 얼떨떨하면서도 감사하다는 반응이다. 드라마에 정식으로 협찬을 한 것도, 드라마에 소주 금복주의 모습이 나온 것도 아니어서다. 금복주 관계자는 "드라마와 주인공 김복주만큼 금복주도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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