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자주 깜빡이고 찡그리면 '이상 신호'
유모(4) 군은 최근 영'유아검진을 받았다가 시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오른쪽 눈의 시력은 0.7로 정상범위였지만 왼쪽 시력은 0.1도 되지 않았던 것이다. 유 군의 왼쪽 눈은 원시가 있어 시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상태였다. 유 군은 한동안 안경을 끼고 약시를 교정하는 가림치료를 받아야 했다.
약시는 눈에 특별한 질환이 없는데도 양쪽 눈의 시력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을 말한다. 약시는 시력을 재보기 전까지 깨닫기 어려운데다 열 살이 넘으면 시력이 잘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
◆열 살 전에 발견해 치료해야
약시는 어린이 100명 중 3, 4명에게 발견되는 흔한 증상이다. 양쪽 눈의 굴절 상태에 차이가 나거나 사시가 있으면 생길 수 있다. 눈꺼풀이 처지는 등 한쪽 눈에만 자극을 받아도 생기기 쉽다.
약시는 치료 시기가 중요하다. 이는 눈의 성장과 관련이 깊다. 신생아의 시력은 겨우 물체의 형태만 분별할 수 있을 정도지만 점점 시력이 발달하면서 10세 정도면 완성이 된다. 따라서 열 살이 넘으면 약시를 치료해도 시력은 좋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의 약시를 알아차리긴 쉽지 않다. 시력을 재보기 전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가 눈을 자주 깜빡이고 찡그리거나 자주 손으로 눈을 비빈다면 이상 신호로 봐야 한다. 사물을 볼 때 고개를 기울이거나 얼굴을 옆으로 돌리는 습관도 눈 여겨볼 필요가 있다. 미숙아였거나 유전 질환, 안과 질환 등 가족력이 있다면 미리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시력을 측정할 수 있는 만 3, 4세부터 안과를 주기적으로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실명예방재단에 가정용 자가시력검진도구를 신청해 이용할 수 있다.
◆안경이나 가림치료 효과 있어
약시를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두 눈의 굴절 이상에 의해 약시가 나타났다면 안경으로 교정한다. 안경은 물체의 선명한 상이 눈에 잘 맺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안경만으로 시력 발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가림치료가 도움이 된다. 가림치료는 시력이 좋은 눈을 가려 쉬게 하는 동안 시력이 약한 눈을 더 자주 사용하게 하는 방식이다. 왼손잡이가 오른손을 잘 사용하기 위해 서툴러도 오른손으로 물건을 잡는 연습을 하는 것과 같다. 시력이 좋은 눈을 가리는 시간은 아이의 눈 상태와 의사의 처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개 약시인 쪽의 시력이 점차 나아짐에 따라 가림 시간을 줄이게 된다. 두 눈의 시력이 같아지면 가림치료를 중단한다.
아이들은 잘 보이는 눈을 가리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보호자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보호자는 두 눈 중에 어느 눈을 가려야 하는지 주의 깊게 듣고 가리는 눈을 틀리지 않아야 한다. 안과 의사가 처방한 시간을 잘 지켜주는 것도 중요하다. 시간을 잘 지켜야 시력 호전 정도에 따라 가림치료의 시간을 적절하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원제 영남대병원 안과 교수는 "아이들은 양쪽 눈의 시력이 고르게 성장해야 입체감각과 거리감각을 충분히 발달시킬 수 있다"면서 "약시는 생활 속 예방법이 따로 없고 증상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으므로 정기적인 시력검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김원제 영남대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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