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반 지하수로 재배한 한재미나리 '대박'
청도 화악산 자락에 위치한 청도읍 한재마을. 한재는 국내 청정미나리 선두 주자로 자리를 굳히며 지역에서는 억대농가의 산실로 손꼽힌다. 이 마을은 미나리 최초 무농약 재배 인증(1994년), 지리적 표시제 등록(2010년) 등 청정미나리 생산을 선도하며 부농마을로 탈바꿈했다.
◆아이디어가 기적을 낳다
습지, 자투리 논에서 기르던 미나리는 20여 년 전만 해도 생식용으로는 상상도 못하던 작목이었다. 그때만 해도 다랑논 농사에 의존했던 한재마을은 "벼농사보다 훨씬 낫겠다"는 아이디어에 착안했다. 1995~1996년 청도군농업기술센터에서 표준하우스를 제작하고, 암반 관정을 뚫으면서 미나리 재배가 크게 늘어나게 됐다.
오염원이 없는 지역에서 암반 지하수로 농사를 지은 결과 대반전이 일어났다. 사람들의 입소문을 급속도로 타게 된 한재는 대구, 부산 등 도시민들이 제 발로 찾아오는 명소로 변모했다. 한재마을은 청정미나리의 표본이 되면서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또한 다른 지역에서도 미나리단지가 급증하고 있으나, 물량이 달리는 한재마을의 명성은 변함이 없다.
그 덕분에 이 마을 4개 영농조합 130여 농가 가운데 억대농가가 수두룩하다. 부모의 농사를 물려받기 위해 도시로 나갔던 자녀들이 돌아오고 있고, 한재로 귀촌한 농업인만 30여 농가에 이른다. 1993년 6농가가 소규모 비닐하우스로 시작한 미나리 농사는 현재 130농가 80㏊에서 1천80t가량을 생산해 97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한재미나리생산자연합회 박이준 회장은 "품질을 알아본 소비자들이 선호하며, 바이어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며 "친환경 생산과 품질관리는 물론 미나리를 원료로 한 가공제품도 시판하고 있다"고 했다.
◆든든한 후원군 청도군
청도군이 농업인 소득증대와 직결되는 사업과 아이디어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군은 농민이 잘사는 부자 농촌 건설을 목표로 ▷지역전략식품육성사업 ▷농촌자원 복합산업화지원사업 ▷지역행복생활권사업 등을 추진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가 친환경 및 안전한 먹을거리로 신뢰할 수 있는 생산기반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군은 2018년까지 억대농가 1천 호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도 한재마을은 지역을 대표하는 부농마을로 성장했고, 젊은 농업인을 중심으로 한 청도반시와 복숭아 부문 억대농가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군이 고부가가치 선도산업으로 집중 육성 중인 감 가공업계와 감물염색업체는 상당수 업체가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고 있다. 귀농'귀촌인들의 억대농가 도전도 계속 전해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FTA 등 외국농산물의 위협과 재배면적 확대로 과잉생산의 어려움이 있으나 속속 성과를 내는 농가가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청도 복숭아는 선도 농가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FTA 포도 폐원농가가 대체작목으로 복숭아 농사에 진입하는 등 전국적 재배 면적 확대 등 어려움 속에서 청신호를 켜고 있다는 것이다. 군은 복숭아 다품종'명품화 육성계획을 세우고, 맞춤식 친환경재배기술 보급, 현대화 생산시설 기반 확대, 특성화 단지를 추진 중이다.
친환경 시설재배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금복숭아를 생산, 납품하고 있는 박준규(45) 씨는 "최근 복숭아도 굵기와 당도를 중요시하는 기호에 맞춰 작목을 개체하고, 사전 계획과 경영마인드를 갖는다면 1억원대 매출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억대농가를 만들다
청도반시를 원료로 하는 감 가공업계와 감물염색 업체의 억대 농가 진입도 두드러지고 있다. 청도에서 감말랭이'반건시 생산업체는 농업법인과 개인 농가까지 포함하면 545개소에 이른다. 아이스 홍시 6개, 감식초 25개, 천연염색 공방 및 감물염료 생산 업체가 54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감말랭이 업계는 발 빠르게 저농약'저탄소 인증을 획득하고, 친환경 생산품으로 수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업체가 늘고 있다. 농산물 가공으로 몇 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업체들이다. 이들이 판로와 인력 확보, 자금력에 따라 시장에서 경쟁력을 다지며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옥산골농원 강호근(51) 대표는 "감 가공은 연구노력과 기술 없이 시작하면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청도천연염색연구회 김종철(56'동주 대표) 회장은 "처음 시작하고 10년 정도 고전하던 업체들이 이제는 천연염색 마니아층이 두텁게 형성되면서 의류, 침구류, 생활 소품 등 저마다의 제품으로 안정적인 소득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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