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나기만 기다려"…촛불집회서 "대통령 즉각 하야" 함성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3 수험생들도 19일 서울도심과 전국 주요 지역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동참해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
입시 공부를 하느라 종전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못했던 수험생들은 비선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입시·학사 특혜에 좌절감을 드러내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본집회인 '4차 범국민행동'에 앞서 이날 낮 서울 도심에서는 중고생 주최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청소년 단체 '중고생혁명'이 보신각 앞에서 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집회'에는 경찰추산 700여명,'21세기 청소년공동체희망'이 영풍문고 앞에서 연 '2차 청소년 시국대회'에는 400여명이 각각 참석했다.
성남에서 온 고3 최모(18)양은 "이번 수능이 불수능이라 더 열 받는다"면서 "새벽부터 밤까지 책상에 앉아 공부했는데 정유라 관련 뉴스를 보면서 '내가 이러려고 공부하나'하는 자괴감이 들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안양에서 온 고3 김하은(18)양은 "그동안 집회에 정말 나오고 싶었지만 꾹 참고기다렸다가 오늘 처음 나왔다"며 "앞으로 집회에 참여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좋게 바꿔가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이모(18)양은 "그동안 수행평가와 수능,내신준비로 치열하게 수험생활을 했고 입시가 끝난 것도 아니다"라면서 "정유라는 고3 때 17일만 출석하고도 비리와 특혜로 이화여대에 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매서운 시국 비판 속에서도 중고생들의 재기발랄함은 빛을 발했다.
박 대통령의 성대모사를 하거나 박 대통령이 한 병원에서 가명으로 사용했던 인기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여주인공 '길라임'을 언급하며 시종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전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교복을 착용한 '교복 부대'들도 참석했고,수능시험이 끝난 만큼 밝은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고3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문구가 적인 빨간색 손 피켓을 들고 박 대통령의하야를 한목소리로외쳤다.
본집회격인 4차 범국민행동 집회에서도 고3 학생들의 목소리는 이어졌다.
대구에서 온 고3 배유진(18)양은 4차 범국민행동 무대에 올라 "학생은 '공부나 하라'는 소리를 들을까 봐 수능 끝나고 집회에 왔다"며 "대통령 당신이 꼭두각시이지 대한민국 국민은 꼭두각시가 아님을 기억하고 당장 하야하라"고 외쳤다.
또 다른 고3 여학생은 "자신이 선택한 대통령이 저렇게 행동하는데 책임을 져야할 어른들이 주머니에 손 넣고 가만히 있는다면 나는 어른이 되는 것을 포기하겠다"고 당돌하게 외치기도 했다.
부산과 대전,광주,울산,강원,제주도 등 지역별로 열린 하야 요구 집회에서도 고3을 비롯한 학생들이 참여했다.
부산 집회에서 고3 수험생 박주현(18)군은 "지켜야 할 민주주의를 앞장서서 짓밟은 대통령의 하야는 당연한 것"이라며 "고등학생도 아는 것을 모르는 대통령은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구에서는 고3 수험생 등 중고생 100여명이 '대통령 퇴진','부정부패없는 세상','공정한 대입시험' 등 구호를 외쳤다.
광주·전남 집회에 자유 발언자로 무대에 오른 20명 중 정치인 등을 제외한 80%가 청소년이었고,박 대통령 성대모사로 재치 넘치는 비판 글을 읽거나 걸그룹 I.O.
I의 노래 Pick Me(픽미)를 개사한 공연을 선보인 초등생도 있었다.
대전 집회에서 서일여고 2학년 학생은 "학생도 교칙을 어기면 처벌받는다.역사를 왜곡하고 미래를 짓밟는 대통령은 필요없다"며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자괴감이 들게 한 대통령은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에서는 '울산 청소년 대학생 시국선언문'도 발표됐다.이들은 "수능이 끝났지만 우리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보며 '돈도 실력이다'라는 정유라의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정직한 노력이 얼마나 무색한가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