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朴 대통령 수사 연기 유감…탄핵案도 논의"

입력 2016-11-17 04:55:01

비상시국위 공식 활동…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불참, 향후 위원회 운영·방향 논의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주축인 비상시국위원회가 16일 첫 회의를 열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친박계에 대항하는 비박계의 독자 지도부인 비상시국위가 대통령의 검찰 수사 연기 요청에 유감을 표하며 친박 지도부와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앞으로 두 계파 간 힘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비상시국위 공동대표단과 실무단은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 모여 첫 회의를 열었다. 공동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여권의 대권주자 중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참석했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남경필 경기지사'원희룡 제주지사는 개인 일정과 도정 업무 때문에 불참했다. 이정현 대표가 주최한 오전 최고위원'중진 연석 간담회에 불참했던 주호영'김재경'심재철 의원(4선)과 강석호 의원(3선)도 첫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고, 정진석 원내대표도 자리했다.

회의에서 비상시국위는 위원회 운영 방향과 구성, 청와대가 검찰에 대통령 조사 연기를 요청한 것에 대해 논의했다. 오신환 의원은 비상시국위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수사를 다소 미루고자 하는 듯한 모습이 굉장히 유감스럽다. '대통령은 이미 약속한 대로 적극적으로 즉각 수사에 응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고 밝혔다. 또 김무성 전 대표가 제안한 대통령 탄핵에 관해서는 "(탄핵안을) 포함해서 논의했다. 하야와 탄핵, 제3의 방향에 대해 논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않아 공식화된 목소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비상시국위의 논의 내용은 친박 지도부의 입장과 정반대다. 이날 오전 이정현 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의 검찰 조사 연기 요청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법률적 절차는 잘 모르지만 대통령께서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셨다. 연기에 어떤 사정이 있는지 그 부분은 모르겠다"며 대통령을 감쌌다.

앞으로 힘의 균형은 비상시국위에 쏠리는 모양새다. 원내지도부마저 지도부에서 이탈하고, 정진석 원내대표가 비상시국위에 참석해 "이 대표의 조기 전당대회 개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비주류 중진들과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친박 지도부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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