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누리당, 편 나눠 싸움질만 할거면 차라리 갈라서라

입력 2016-11-17 04:55:01

새누리당 내분 사태가 정말 눈꼴사납다. 집권 여당이 '최순실 정국'에 수습책을 제시하지 못할망정 친박(친박근혜)과 비주류로 나뉘어 싸움질에 날 새는 줄도 모른다. 지도부, 비주류가 따로 회의를 여는 것은 물론이고, 서로를 향해 막말과 인신공격만 퍼붓고 있으니 아무리 '콩가루 집안'이라고 해도 그 정도가 심한 것 같다.

이정현 대표, 정진석 원내대표, 비박계의 비상시국위원회 등이 제각기 회의를 열고 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고위원회는 친박계만의 모임이 됐고, 원내 지도부는 초선'재선'삼선 모임까지 만들어 사분오열한 상황이다. 일부 원외위원장은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고, 일부 당원은 사퇴 반대 농성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갈가리 찢기고 갈라진, 난파 직전의 모습이 집권 여당의 현주소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이정현 대표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최순실 사태'로 국민이 들끓고 있으면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죄를 인정하고 대표직을 내려놓으면 그만일 텐데 끝까지 버티고 있으니 이런 사달이 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정국 수습을 하고 다음 달 21일을 전후해 그만두겠다'고 하는데 과연 그만한 능력과 정치력이 있는지 궁금하다.

일부에서는 이 대표와 친박계가 마지막까지 박 대통령을 비호하기 위해 당권을 유지하려 한다고 의심한다. 친박은 자숙과 반성을 해도 부족할 터인데 이 대표 체제와 향후 전당대회를 통해 끝까지 당내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니 어이가 없다.

꼴 보기 싫은 것은 비주류도 마찬가지다. 김무성 전 대표는 현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임에도, 중간에 찬밥을 먹은 탓인지 맨 먼저 '탄핵' 주장을 끄집어 낸 걸 보면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다. 비주류의 대권 잠룡들이 당내 단합을 모색하기보다는 공세에만 전념하고 있으니 보기에 영 좋지 않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해체 후 재창당하지 않으면 중대결심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친박과 비주류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듯한 분위기다. 이렇게 싸움질만 하면서 국민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보다는 딴살림을 차리는 것이 옳다.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면 분당하는 것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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