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40대 젊은 남성이 "왼쪽 어금니가 아프다"며 병원을 찾아왔다. 감기 몸살처럼 온몸이 쑤시더니 점점 어금니가 아프고 아래턱과 귀의 통증은 물론 두통까지 생겼다며 많이 괴로워했다. 처음에는 온몸에 뜨끔거리던 통증이 피부발진과 함께 극심해져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였다. 뇌신경인 삼차신경을 침범한 대상포진이었다. 이 남성은 적극적인 신경차단술과 약물치료를 받은 뒤에야 상태가 호전됐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에 걸린 환자의 체내 신경에 잠복하고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환자의 면역 상태가 떨어지면 다시 활성화돼 발병한다. 이환된 신경 분포 영역에 이상 감각과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가 4, 5일이 지나면 수포가 생기게 된다. 고령과 외상, 악성종양, 백혈병 등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재활성화를 유발하며, 세포면역 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잘 발생한다. 처음에는 심하지 않던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가 많고 타는 듯하거나 전기가 오르며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는 것이 특징이다.
발생률이나 통증은 보통 나이에 비례해 심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에게도 꽤 많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 나이를 불문하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최근 대상포진 예방주사가 개발됐다. 임상시험 결과, 젊은 나이에 예방접종을 하면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60대는 60% 정도의 예방 효과가 있지만 70대는 40%, 80대는 20%로 감소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50대 이상에서만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만 50세에 접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상포진을 앓은 후 한 달 정도 지나면 피부의 이상 증상은 모두 좋아져도 통증이 남을 수 있다.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한다. 가슴 부위에 병변이 있는 경우 옷이 스치는 것조차 괴로워 옷 입기를 두려워하고, 얼굴에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머리카락이 상처 부위를 스치면 더욱 통증이 심해져 소스라치게 놀라는 경우도 있다.
이런 통증은 수개월이면 자연적으로 사라지기도 하지만, 일부 환자는 수년간, 심지어는 평생 지속되며 환자의 삶의 질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한 번 발병하면 약물치료나 신경치료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대상포진 발생 초기부터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가능한 한 자주 교감신경 차단을 해야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과로와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음식, 충분한 수면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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