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시대·北 위협에 설상가상
국민은 무정부상태 절대 원치 않아
野 3당은 헌법의 탄핵 사용하든지
선동 말고 국정 안정 방안을 내놔야
대통령의 원칙과 신뢰가 무너지고 말았다. 대통령의 상징은 철저한 원칙과 상호 신뢰였다. 국정의 결정이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의 정상 부처 조직에 의한 것이 아니라 최순실이라는 개인에 의해 이루어진 것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비선 실세에 의한 국정 농단으로 이어졌다. 이를 매개로 한 각종 부정과 의혹이 국민을 더욱 화나게 하였다. 지난 주말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문화 행진이 열렸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가장 많은 100만 명(경찰 추산 26만 명)의 대규모 시민이 모였다.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였다. 야권은 여야가 합의한 총리를 전제로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하다가 다시 2선으로 완전한 후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청와대'더불어민주당 영수회담이 철회된 이후 야 3당은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야 3당의 퇴진 요구는 헌법상의 해결 방안은 아니다. 이는 정치적이거나 초헌법적인 방안이다. 내란 또는 외환의 죄로 소추되지 않는 이상 국회에서 만든 우리 헌법상의 해결 방안은 탄핵의 길밖에는 없다. 야권 3당은 탄핵 카드를 사용하든지 아니면 국정을 최대한 빨리 안정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국회와 헌법의 질서 안에서 해결책을 논의하고 풀어야 한다. 해결안을 내지 못하고 선동만 조장한다면 그 역시 집권이 불가능한 정당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지금의 헌법은 제왕적인 대통령의 권한으로 인해 각종 문제를 야기해 왔다. 사회 경제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현행 헌법을 개정하는 일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다음 정권을 수권할 능력이 있음을 국민 앞에 보여주길 바란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시대와 동북아의 혼란 그리고 북한의 위협 속에서 우리는 현재의 정치적 무정부 상황을 절대로 원치 않는다.
세계는 트럼프 당선인이 '아메리카니즘'(Americanism'미국 우선주의)을 주창하면서 내셔널리즘으로 확실히 흐르고 있다. 유럽연합(EU)으로부터의 탈퇴를 결정한 브렉시트는 자국 우선주의의 시작이었다. 트럼프로 인해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에 미칠 파장은 더욱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자유무역 확대와 이민자 유입을 거부하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무산시키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은 내년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미국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1.5%로 전망했다. 당초의 2.0%에서 0.5%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 비중은 84.8%로 전 세계 평균 57.7%보다 상당히 높아 중국(41.2%) 등 아시아 국가보다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미 FTA도 걱정스럽다는 의견이 있다. 트럼프는 '한'미 FTA는 일자리 파괴자'라고 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전면 재협상에 들어가 협정을 정지시키면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수출 손실은 약 31조원(269억달러)에 이르고 일자리 24만 개를 잃게 될 수 있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재정정책으로 1조달러의 인프라 투자를 하고, 조세정책으로는 법인세율을 35%에서 15%로 낮추고 개인소득세율도 최고 39.6%에서 33%로 낮추고 상속세를 폐지하는 등 과감한 감세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에너지 정책으로는 석유와 석탄 등의 화석연료를 부흥시키고, 특히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대외적으로는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방위비 부담도 대폭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1991년 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이 1천73억원에서 2015년 9천320억원으로 9배나 늘었지만 트럼프의 생각은 우리의 방위비 분담금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서 '푼돈'이라거나 "전쟁하면 하는 거지 뭐, 행운을 빌게, 알아서 잘 해봐"라는 등의 해외 분쟁 개입을 꺼리는 신(新)고립주의 성향까지 보이고 있다. 월트 샤프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2010년에 "한국이 위기에 처했다", "남한 사람들 정신 차려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완성한 지금은 얼마나 더 위중한가? 조국을 지키고 사랑하는 애국심이 없으면 만사가 허사다. 정치가 계속 흔들리면 100만 명의 실업자와 168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1997년 IMF 경제 위기보다 더 큰 위기일 뿐 아니라 군사적인 위험까지 함께 올 수 있다. 정치는 선동 말고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제발 정신 좀 차려, 국민 좀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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