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이우환 화백 그림 약 40점을 위조해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앞서 경찰이 검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위조범들과는 별개로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우환 화백 그림을 위조한 화가 박모(56)씨와 이를 유통한 김모(58)씨·구모(44·여)씨 부부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박씨는 김씨로부터 이 화백의 그림을 위조해달라는 제의를 받고 2012년 11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이 화백 작품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 약 40점을 위조했다.
김씨 부부는 박씨에게 3억원 가량을 주고 위작들을 넘겨받았고, 다시 이를 서울 인사동 한 화랑 대표 김모(58·여)씨에게 29억원을 받고 넘겼다.
박씨는 돌가루가 섞여 있는 진품의 느낌을 따라 하기 위해 저렴한 흰색 돌가루와 청색계열 염료를 혼합, 진품과 유사한 청색 물감을 제조했다.
물감을 캔버스에 고착하기 위해 목재용 본드를 섞어 사용했고, 점·선을 똑바로 그리기 위해 각목을 캔버스 위에 대고 간격을 맞춰 옮겨 가며 그리는 방법으로 위조했다.
작가서명은 도록을 참고, 유성펜을 이용해 몇 번 연습한 후 따라 그렸다.
박씨는 이러한 내용을 모두 자백하며 자신이 정해놓은 순서대로 위조 범행을 그대로 재연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박씨는 재료를 구입했던 업체, 위조가 이뤄졌던 컨테이너 작업실 등을 특정했다. 그는 또 경찰이 사전에 압수했던 그림 6점을 지목, "선이 그어진 형태나 간격, 안료의 색상, 서명 등을 내가 만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알아볼 수 있다"며 자신의 위작인 것을 시인했다.
경찰은 압수 그림의 캔버스가 진품이 생산된 1970∼1980년도의 것이 아닌 2005년 이후 생산된 제품인 것도 확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박씨가 지목한 압수 그림 6점의 성분과 검거 후 재연한 그림 2점의 성분이 일치한다는 감정 결과를 보내왔다.
경찰은 지난해 이 화백의 위작이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를 받아 인사동 화랑 등을 압수수색해 위작 13점을 확보했다.
민간 전문가들과 국과수 등은 위작이 크게 세가지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졌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경찰은 이 화백의 작품 약 55점을 위조해 유통한 이모(39)씨 등 3명을 올해 중순 구속한 데 더해 이들 외 다른 위조조직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계속해왔다.
이 과정에서 이 화백이 감정을 한 후 위작들이 "모두 내 작품이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경찰은 "작가 감정 외 다른 모든 요소가 이 그림들을 위작으로 판단하니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경찰은 "2개의 유통경로에 관련된 피의자들을 추가로 신병 처리하고 또 다른 공범 관계에 관한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라며 "작가 감정 후 이 화백으로부터 연락받은 바 없고 이 화백에게는 어떤 혐의도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