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보청기 처음 착용했을 때 주위 소음 들려 불편…적응하려면 '본인 의지' 중요

입력 2016-11-15 04:55:05

청력이 나빠지면, 즉 난청이 있으면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기가 어려워집니다. 친구나 동료들이 말을 했을 때 그 말을 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멀뚱멀뚱 쳐다본다거나, 상대방에게 뭐라고 말을 했는지 되물어 보는 경우,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을 때 본인 혼자만 웃지 못하는 경우가 반복되면서 친구나 동료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거나, 스스로 의기소침해져서 주위 사람들을 멀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화성 난청은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의 기능이 조금씩 떨어져 나타나는 것으로, 초기에는 말소리는 들리지만 발음이 정확하게 들리지 않는 경우를 간혹 경험하게 됩니다. 특히 주위가 시끄러운 곳에서는 상대방과 대화하기가 많이 어렵게 됩니다. 점점 진행을 하면서 일상 대화까지도 지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노화성 난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보청기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보청기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보청기를 착용하면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서 불편하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소리만 크고 선명하게 듣고 싶지만, 보청기를 착용하게 되면 말소리뿐만 아니라 주위의 소음도 크게 들립니다. 기술이 발전하여 보청기가 말소리인지, 말이 아닌 잡음인지 구분하여 잡음이나 소음만 선택적으로 줄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청기를 지속적으로 착용하게 되면 보청기를 통해 들리는 소리가 조금씩 자연스러워지고 말을 알아듣기 편해집니다.

소리를 선명하고 또렷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기대를 가지고 보청기를 착용하지만, 처음 착용했을 때 그 즉시 말의 발음이 선명하게 들리지는 않습니다. 소리는 확실히 크게 들리지만 말소리의 선명함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서 처음부터 만족할 만큼 선명하게 들리는 분도 있고, 몇 달 동안 보청기를 착용하면서 조금씩 선명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청기 착용에는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난청의 정도와 함께 보청기를 지속적으로 착용하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성공적인 보청기 착용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보청기를 착용하였을 때 말소리를 100% 완벽하게 알아들을 수 있어야만 보청기를 하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말을 알아듣는 데 조금의 도움만 되어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을 했으면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계속 보청기를 착용하면 조금씩 상대방의 말이 더 잘 들리게 될 것입니다.

난청도 그 정도가 다양합니다. 난청의 정도가 약할수록 보청기를 착용하였을 때 만족도가 높습니다. 난청이 진행하여 아주 심한 경우에는 보청기를 착용하여도 만족도가 좋을 수 없습니다. 도저히 들리지 않아 너무 불편할 때 보청기를 하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청력 자체를 좋게 할 수 없다고 낙담하기보다는, 늦지 않은 시점에 보청기를 착용하여 주위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를 하며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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