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가족' 친박-비박 갈라서나

입력 2016-11-10 04:55:02

13일 비상시국 회의 앞두고 새결집

새누리당 나경원(오른쪽 세번째) 의원과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18차 국가전략포럼 비상시국 대토론회에서 얘기하고 있다.(왼쪽 사진) 새누리당 이정현(오른쪽 두 번째) 대표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나경원(오른쪽 세번째) 의원과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18차 국가전략포럼 비상시국 대토론회에서 얘기하고 있다.(왼쪽 사진) 새누리당 이정현(오른쪽 두 번째) 대표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두고 촉발한 새누리당의 내분이 악화일로다.

지도부 진퇴와 정국 수습 방향을 둘러싼 친박'비박계의 균열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새누리당이라는 한지붕 아래 두 가족으로 갈라지는 양상 속에 두 계파는 세 결집에 나서며 다가올 승부를 대비하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친박'비박 모두 당이 갈라져서는 안 된다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 당내의 지분싸움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당의 발전적 해체를 토대로 새로운 임시 지도체제 구성을 추진하는 쪽으로 수습 방향을 제시, 양 계파 간 적절한 타협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비박계를 중심으로 한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의원 모임'(진정모)은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열어 당 지도부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모임에는 회원은 아니지만 5선의 정병국, 4선 김재경 나경원 의원 등 3선 이상급 중진의원들까지 가세해 힘을 실었다.

이들은 당 지도부 사퇴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해 모임 외연에 당 소속의 지방자치단체장과 원외 당협위원까지 포함시켜 13일 '비상시국 회의'를 열어 당 지도부 사퇴 이후 비대위 구성, 전대 개최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12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 이후 여론 동향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퇴진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경우 비상시국 회의를 통해 당 지도부 사퇴 압박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황영철 의원은 "새누리당이 책임 있게 반성하려면 결국 해체를 포함한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는 의견이 공감을 이뤘다"며 "새누리당이 해체 수순을 밟고 새로운 정당의 모습으로 가려면 결국 현 지도부 사퇴를 통해 새 길을 터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위원을 사퇴한 강석호 의원은 "리모델링 수순으론 안 된다"며 "(보수의) 터에 새로운 건물을 지어야 한다"고 했다.

친박계도 물밑에서 세력 결집을 시도하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국회 본청에서는 초선 의원 모임이 열렸는데 13명이 참석한 모임엔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의원을 포함해 친박계 의원들이 주로 자리를 지켰다. 정태옥 의원은 "공통적으로 여러 의원이 당내 균열이 가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표했다"며 "이대로 가서는 책임 있는 여당의 모습을 보이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친박계는 조만간 재선 의원 그룹을 중심으로 모임을 결성,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이다.

이런 가운데 이정현 대표는 당 수습 차원에서 재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비박을 아우른 중진급 의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모델이나 이것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비박계 및 소장성향 의원들이 '주류 친박계가 주도하는 당 수습책'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오히려 당내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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