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에나는 동물의 세계에서 '스타급'으로 통한다. 못생긴 개처럼 보이지만, '백수의 제왕' 사자와도 싸우길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사납다. 하이에나 무리가 한꺼번에 달려들면 용맹한 수사자도 잡아먹히기 일쑤다. 하이에나는 사자와 영원한 천적 관계여서 늘 주목을 받는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하이에나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다. '초원의 청소부'답게 썩은 고기를 먹거나 다른 동물이 사냥한 먹이를 가로채는 습성 때문이다. 그래서 '하이에나 근성'이라는 말이 생겼다. 하이에나와 닮았다고 하면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동물의 세계에서는 괜찮지만, 인간 사회에서는 성격 급한 사람과는 멱살잡이할 정도로 모욕적인 말이다.
요즘 검찰을 하이에나로 부르는 이들이 많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이 하이에나와 다름없이 야비하고 치사한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석 달 가까이 비루먹은 강아지처럼 눈치만 보던 검찰이 이제는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대통령 주변을 파헤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민들은 더는 검찰을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살아 있는 권력'에는 봐주기로 일관하다가 '죽은 권력'이 될 듯하니까 갑작스레 이빨을 드러내는 모습은 정말 눈꼴사납다. 최순실 수사 과정을 보면 한 편의 코미디와 다를 바 없다. 8월 말 형사부 3명의 검사에게 맡겨 놓고 미적거리다 37일 만에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 검사 수를 32명까지 늘렸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해 자택 압수수색은 물론이고 조사조차 제대로 않다가 소환할 때는 과도한 접대(?)로 '황제 수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은 자기 보신에만 골몰했다. 아무리 검찰이 최순실을 제대로 수사하더라도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국민은 검찰에 '정의로움'을 요구했는데, 검찰은 '비겁한 처신'으로 응답했다. 과거 '기백과 패기'가 넘치던 검찰 조직이 어쩌다가 보신주의로 가득한 법무부 산하 공무원 조직으로 전락했는지 모를 일이다.
국회가 검찰을 견제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에 관한 법률 제정을 서두른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야당은 검찰이 '셀프 개혁'을 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고, 여당은 공수처 신설에 소극적인 반대 입장이다. 검찰이 권력에 종속된 모습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공수처 신설은 시대적 요구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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