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기업들 연루설 곤욕…'朴 대통령 브랜드' 선글라스, 정부에 누될까 세일도 못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연루설이 돌고 있는 지역 기업인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순실 씨 눈에 든 기업은 손쉽게 몸집을 키우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아무리 애써 봤자 소용없었다는 기업인들의 한탄이 나오는 가운데 지역 기업 일부가 최순실 씨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기업들은 "최순실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극구 부인하고 있다.
◆지역 경제인들 "대통령과 최순실에 실망 넘어 분노"
9일 대구 경제계에 따르면 많은 지역 기업인들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기대나 충심(?)을 거둔 분위기다. 박근혜라는 인물을 보고 그의 경제 정책에 걸었던 기대가 최순실 씨의 존재가 드러나고부터는 물거품이 됐다는 이유다.
대구 한 기계부품 제조사 대표는 "우리는 외국 수출이 많고 중남미와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야 해 정부의 외교 및 경제 정책에 기대가 컸다"며 "이번 정부 들어 도움을 받은 일이 전혀 없는 것은 물론, 수출 바이어들에게 인식만 나빠지는 것 아닌가 걱정이다. 외국 바이어들로부터 한국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우리 제품이 외면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한 완제품 제조업체 대표도 "정부의 한진해운 때리기가 최순실 씨로 인해 시작됐다는 의혹에 황당했다. 우리는 한진해운 사태로 물류 운송에 적잖이 피해를 보고 있다 보니 억울함이 크다"고 했다.
또 과거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한 한 지역 기업 관계자는 "당시의 행사들이 최순실 씨와 연관된 단체에 의해 진행됐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배신감과 분노까지 든다"며 "특출난 기업이 아님에도 경제사절단에 참가해 대통령의 신임까지 받는 곳으로 소개된 대구 및 전국의 일부 소규모 기업의 경우 최순실 씨 덕분에 덕을 본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시선'보광직물, '최순실과 친분' 의혹도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덕을 크게 본 대구 기업들이 최순실 씨와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퍼지고 있다. 이른바 '박근혜 선글라스'로 알려지면서 매출이 크게 오른 대구 소재 안경테 제조업체 SEESUN㈜(이하 시선)이 그중 한 곳이다. 시선의 선글라스는 지난 9월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착용하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장지문 대표는 "대통령 선글라스로 매출이 20억원 정도 오르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였고 이후로는 계속 하락세였다. 오히려 매출 하락 이후 세일을 하면 대통령에게 누가 될까 봐 세일도 못하고 속으로만 앓고 있는데 최순실 연루 소문까지 퍼져 황당하다"고 말했다.
섬유업체 보광직물 대표이기도 한 차순자 대구시의원 역시 구설에 올랐다. 검찰이 차 의원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 기소 결정을 차일피일 미룬 배경에 대해 그가 최순실 씨와 연관이 있기 때문 아니냐는 억측이 나오고 있다. 차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 경제사절단으로 7차례 동행했는데, 최순실 씨가 대통령 해외 방문 행사에 개입한 혐의가 드러나고 있어서다.
앞서 지난 9월 검찰은 차 의원 소유 부지 일부를 지인을 통해 매입한 뒤 도로개설을 하도록 대구시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김창은 전 시의원을 구속했다. 검찰은 그러나 차 시의원 기소 여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차 의원은 최순실 씨와는 알지도 못할뿐더러 검찰에 압력을 넣고 있다는 항간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차 의원은 "최순실이라는 사람과 알고 지냈다면 내가 지금껏 대구에만 있었겠느냐. 최 씨가 과거 대구에서 근무했다는 것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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