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용병 전체 득점 74%…1부 리그 잔류 위해 꼭 필요, 파울로와는 재계약 않기로
대구FC가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자동 승격으로 오랜만에 여유를 갖고 새 시즌을 준비한다. 2003년 K리그에 데뷔한 대구가 이번처럼 시간에 쫓기지 않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건 처음 있는 일로 여겨진다.
대구 선수단은 지난달 30일 K리그 챌린지 44라운드 최종전에서 경남을 1대0으로 꺾고 자동 승격을 확정 지은 뒤 곧바로 휴가를 떠났다. 선수단은 보름이 넘는 긴 휴식기를 보낸 뒤 이달 21일 소집된다. 이날부터 12월 8일까지 대구에서 훈련한 뒤 제주도와 남해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이곳에서 몸을 만든 뒤 내년 설날(1월 28일) 전에 해외 전지훈련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 대구의 해외 전지훈련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구는 지난해 담금질을 한 중국 쿤밍을 비롯해 이전에 다녀온 태국과 터키 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다른 곳도 물색 중이다.
하지만 조광래 단장(대표이사 겸임)과 제9대 감독으로 사실상 승격한 손현준 감독대행은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할 것 같다. 클래식으로 한 단계 올라선 만큼 이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여차 하면 재강등이 우려되는 만큼 선수단 보강 작업이 필요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을 절반 이상 물갈이한 조 단장은 교체 폭을 지난해보다는 줄일 생각이다. 조 단장은 "일단 내년 클래식에서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 지금 상황은 부임 첫해인 2014년이나 지난해와는 다르다.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들은 잔류시켜 잘 조련하고, 경쟁력이 떨어진 일부 선수는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외국인 선수들이다. 대구는 예전부터 브라질 출신의 용병들을 대거 영입, 팀의 핵심으로 삼았지만 최근 두 시즌은 절대적으로 용병들에게 의존했다. 올 시즌 활약한 파울로와 세징야, 에델, 알렉스 등 브라질 출신의 대구 용병 4명은 팀 전체 득점(53골)의 74%인 39골을 터뜨렸다. 한 마디로 대구는 올 시즌 내내 용병의 팀으로 운영됐다.
다행히 이번에는 승격으로 화를 피했지만 지난해에는 챌린지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차지한 조나탄이 막판 부진으로 찬물을 끼얹었고, 시즌 후 재계약하지 않아 대구는 상처를 입었다.
올해 용병 중 에델은 내년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 있다. 나머지 3명은 임대 계약이라 재협상 대상이다. 승격의 일등공신인 세징야와 알렉스는 대구가 잡을 생각이지만, 몸값 문제로 재계약이 어려울 수도 있다. 파울로와는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