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단초, MB에 제공"…교수들이 기억하는 '막후 실세'
최순실 게이트의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 최 씨의 의붓 오빠인 조순제 씨로 알려지면서 조 씨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80년대 영남대 이사로 8년간 재직한 조 씨는 영남대를 좌지우지한 막후 실세였지만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후보를 등지고 이명박 후보 측에서 선거운동을 도왔다. 당시 이 후보 측에 박 후보와 최태민, 최순실의 관계와 이들의 부정 축재 등의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 내용 대부분은 현재 박 대통령 비선 실세인 최순실 일가의 불법행위 내용 등이다.
9시간 분량의 녹취록에는 최태민의 재산 축적 과정이 담겨 있다. 조 씨는 "1970년대 초만 해도 재산이라고 할 만한 게 없을 만큼 최태민의 생계가 매우 어려웠다"며 "1975년 구국선교단을 만들고 명예총재에 박 대통령을 앉힌 뒤 돈이 많이 들어왔다. 우리나라 재벌들이 돈을 다 냈다. 관리는 최태민이 했다"고 말했다.
또 최순실 등 동생들의 재산에 대해 조 씨는 "어떤 놈이 줬는지 뭉텅이 돈이 왔다. 관리하는 놈이 있고, 심부름하는 놈이 있고 안 그렇겠나. 내 동생(최순실) 이놈도 심부름 꽤나 하면서…"라며 10'26 이후 뭉칫돈이 들어왔고 최순실이 돈 심부름을 했다는 얘기도 했다.
조 씨는 최순실과 어머니는 같고 아버지는 다른 오빠다. 최태민은 친아들이 아니었지만 의붓아들인 조 씨를 총애했고, 구국봉사단, 영남대학교, 육영재단 등의 일을 맡겼다.
조 씨가 최태민 일가와 박 대통령 관계를 폭로하게 된 것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영남대 비리 사건이 불거졌고, 박 후보가 영남대 이사였던 조 씨를 모른다고 말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녹취록 문건은 이 후보에게도 보고됐고, 조 씨는 녹취록 작성 1년 뒤쯤 사망했다.
조 씨가 이사로 근무할 당시 영남대에 재직했던 교수 대다수는 조 씨에 대해 나쁜 기억들을 갖고 있다.
영남대 퇴직 교수 A씨는 "조 씨의 행태는 최순실 게이트와 판박이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조 씨는 영남대 재단 이사로 재직하면서 전반적인 대학 재정에 깊숙이 관여하며 전횡을 일삼았다. 조 씨는 비금융인으로 영남투자금융 전무를 겸임하면서 당시 부정입학 등에 관여했다. A씨는 "조 씨의 전횡은 당시 웬만한 영남대 구성원이라면 모두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퇴직 교수 B씨는 "조 씨의 언행이 상당히 거칠고 거만해 교수들이 모욕감을 많이 느꼈다"며 "영남대 교수협의회가 구성됐을 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수시로 했고, 학사 업무에 모두 관여해 총장은 허수아비로 사인만 할 정도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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