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석탄 화력 발전량을 2020년까지 최대 20%가량 늘리기로 결정해 유엔 기후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약속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이날 발표한 13차 전력공급 5개년 계획을 통해 지난해 900기가와트(GW)였던 석탄 화력 발전량을 2020년에는 1천100GW로 끌어올릴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200GW의 증가분은 캐나다의 총발전량을 웃도는 규모이다.
국가에너지국은 비(非)화석연료를 활용한 발전량이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같은 기간에 12%에서 15%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5개년 계획이 밝힌 2020년 석탄 화력 비중은 55%여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환경운동 단체인 그린피스의 한 관계자는 심각한 전력의 공급 과잉과 석탄 화력 발전에 대한 수요 감퇴를 감안해 중국 정부가 석탄 화력 발전량을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한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밝히면서 "정말 실망스러운 목표"라고 논평했다.
그린피스는 현재 200GW 규모의 석탄 화력 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면서 13차 5개년 계획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부 신규 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거나 기존 발전소의 일부를 퇴역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가에너지국 관계자들은 그러나 석탄 화력 발전의 압도적 비중을 줄이겠다는 것이 정부의 다짐이라고 말하고, 필요하다면 석탄 화력 발전소의 건설이나 승인을 늦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5개년 계획에서는 전력 총수요가 2020년까지 3.8∼4.6%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근년의 추세에서는 크게 이탈한 것이지만 0.5%의 증가율에 그친 지난해 수준에서는 다소 반등한 것이다.
투자은행인 노스 스퀘어 오크의 에너지 애널리스트인 티안 먀오는 중국 정부가 인프라 건설을 위한 재정 지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전력 수요를 늘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전력 수요는 경기 둔화와 중공업에 의존했던 산업 구조의 재조정 때문에 심각한 공급 과잉에 빠진 상태다. 국가에너지국 관계자들도 기자 브리핑에서 2013년과 2015년 사이에 화력 발전소 가동률이 15%가량 떨어졌다며 공급 과잉을 인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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