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조선시대를 한때 주름잡았던 내시도 공무원이었는데 일개 민간인이 국정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게 가능한 일이에요?" "얘들아, 우리들도 무척 혼란스럽단다. 드라마보다 더 말도 안 되는 일이 사실이어서, 아마 백 년쯤 지나면 최고의 드라마 소재가 될 거야. 암튼 이런 거지 같은 세상을 만들어 놓은 게 너희들에게 무척 부끄러워." "샘이 왜 미안하다고 하세요? 근데 무속 정치라는 게 뭐예요? 최순실이 무당이라는 말이에요?"
"무속협회에서 무당을 욕되게 하지 말라고 했대. 신 내림도 받지 않고 치부에만 관심 있는 사람은 진정한 무속인이 아니라는 거지. 최순실 아버지가 이름만 목사이지 실은 사이비 무속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지만 그것보다는 우리 사회가 맹목적 믿음 속에 지도자를 뽑았다는 게 무속 정치의 현실을 말해주지 않을까? 대통령의 아버지만큼 우리를 잘살게 해 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통하는 무속 통치 체제가 아주 오랫동안 유지되었다는 사실이 끔찍할 뿐이야."
"이해되지 않는 게 있어요. 잘못을 했으면 진심으로 시인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빌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왜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증거가 나와도 끝까지 모른다고 하지요? 진짜 모른다거나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는 그렇게 바보 같은 사람들을 왜 지도자로 받들어야 하는 거죠? 정말 화가 나요. 거짓말쟁이들이 전문가가 되고 정치가가 되는 게."
"탐욕이 생기면서 거짓말쟁이가 되는 거겠지. 그래서 거짓 바보들의 행진을 멈추게 하는 참 바보들의 힘이 필요한 거 같아. 너희들처럼 수능이 코앞인데도 거리로 나서는 진짜 바보들의 행진이 펼쳐지면 가짜들을 물리칠 수 있을 거야." "에이 솔직히 그렇게 믿지 않아요. 또 가짜들로 채워지겠죠. 그래도 우리가 사는 세상이니까 이렇게 성명서라도 써 보고 하는 거예요."
"참 바보들이 만들어 가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 수는 없을까? 더디지만 우리 시대 무속, 무관심, 무지를 극복할 수 없을까? 세상이 썩었다고 한탄만 할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바꿀 수는 없을까? 난 너희들이 그런 마음을 품는 거만으로도 한 발짝 더 나아갔다고 생각해. 부디 바보들의 행진을 멈추지 않길 바라."
"랩 가사 한번 들어볼래요? '그네 타지 마라 순실이 꺼다. 그네 타지 마라 왕창 썩었다. 그네 타지 마라 나그네 된다. 그네들의 세상 그네들에게, 우리들의 세상 우리들에게' 헤헤." "우와 바보들이 잘 만들었네. 바보들아, 바보들의 행진 보러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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