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약수터 음용수 부적합률 해마다 올라

입력 2016-11-07 04:55:02

대구시 자외선살균기 설치 검토

관리하고 있는 약수터 18곳을 대상으로 수질 검사한 결과 음용수 기준 부적합률(총대장균군 검출'중복 검사 제외)이 지난달 기준 70.6%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합률은 2014년 58.2%, 2015년 67%, 올해 10월 기준 70.6%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해 5번 이상 부적합 판정을 받는 약수터 비율도 매년 높아져 2014년 59%, 2015년 68%에 이어 올해(10월 기준)는 77.8%를 기록, 2년 새 20%포인트(p)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대구시가 관리하는 약수터 18곳 중 14곳이 해당하는 수치다.

시에 따르면 동구 1곳, 남구 5곳, 수성구 6곳, 달서구 2곳, 달성군 4곳 등 약수터 18곳(먹는 물 공동시설 지정 4곳, 미지정 14곳)을 관리하고 있다. 대구보건환경연구원은 이들 약수터를 대상으로 매달 또는 분기별로 총대장균군, 분원성대장균 등 6개 항목에 대한 수질을 검사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시는 대구지역 약수터가 지표수에 가까운 데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강수량이 많았던 점 등이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구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약수터 주변 오염원이 늘어난 것도 약수터 음용수 기준 부적합률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처럼 비가 많이 오면 지표수가 약수터에 유입돼 검사 결과가 부적합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상황이 이런데도 부적합 약수터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약수를 먹고 있는 주민들은 '음용수 기준 부적합'을 게시판에 안내해도 평소 하던 대로 약수를 마시는 경우가 많아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경부는 검사 결과 수질 기준을 초과하면 시설을 폐쇄한 뒤 다시 개발해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 한 구청 관계자는 "약수터 주변에서 운동하는 주민이나 등산객들이 손을 씻는 등 다른 용도로도 사용하기 때문에 무작정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약수터 인근에 게시판을 설치, 매달 검사 결과를 알리는 한편 자주 부적합 결과가 나오는 미지정 약수터에 대해서는 구'군에 주민 협의를 통한 폐쇄를 권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약수터에 자외선살균기를 설치해 소독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전기 사용이 힘든 산속 약수터에는 설치하기 어렵다"며 "달서구 원기사약수터와 평안샘터 등엔 자외선살균기를 설치해 효과를 보고 있고, 동화사약수터에도 내년 신규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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