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3개교 학생이 모여 만든 연극…"작은 무대이지만 크나 큰 감동"
'제1회 대구교육연극축제'가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대구교육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리는 교육연극축제는 대구시교육청과 매일신문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교육연극개발원, 교육극단 콩나물이 주관하는 행사다. 학생들은 교육연극축제를 통해 올 한 해 구슬땀을 흘리며 준비한 작품을 무대에서 펼친다. 학생들의 끼와 창의성을 마음껏 펼친 축제의 현장과 교육연극이 학생들에게 가져다준 의미 등을 살펴봤다.
◆구슬땀으로 완성한 작품
2일 오후 2시 대구교육연수원 대강당에서 다문화 학생 뮤지컬단 'Yes'가 준비한 개막작이 시작됐다. 무대에 오른 학생들을 응원하러 온 학부모, 친구들의 큰 함성이 교육연극축제의 힘찬 시작을 알렸다.
막이 오르기 전 무대 뒤에서 긴장했던 학생들은 배경 음악이 흘러나오자 이내 자신의 역할에 진지하게 몰입했다.
'우리의 하나'라는 제목의 개막작은 갈등을 겪던 학생들이 꿈을 꾸고 난 뒤 서로 다양한 장래 희망을 존중해주며 하나가 되는 이야기다. 연극 사이에 삽입된 노래와 율동으로 극은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갔고, 관객들은 학생들의 노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다문화 학생 뮤지컬단 소속 학남초 권민선 양은 "나쁜 친구들에게 피해를 보는 여학생의 심정을 연기할 때 화가 나고 억울한 감정이 들었다"며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것은 떨리는 일이지만 '앉아 있는 사람이 없다'고 마음을 먹고 무대 위로 올라가니 긴장이 풀렸다"고 말했다. 또 괴롭히는 학생 역을 맡은 상서고 김지애 양은 "매주 동생들과 모여 연극을 준비하면서 정이 많이 들었다"며 "학창시절 잊지 못할 추억이다"고 했다.
이번 연극축제의 특징은 2, 3개교 학생들이 협력해 하나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개별 학교에서 연극 동아리의 주도로 진행되던 기존 연극 축제에 비해 훨씬 커진 규모다. 학생들은 동생, 형들과 함께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협업과 배려의 덕목을 배울 수 있었다.
교육연극축제 현장을 직접 찾은 이정숙 서대구초 교장은 "매주 토요일마다 참여하는 연습이 귀찮았을 텐데도 빠지지 않고 최선을 다해준 모든 학생에게 고맙다"고 격려했다. 한편, 10일 열릴 폐막 공연에는 이영 교육부차관,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권영진 대구시장이 특별 출연해 연극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교육연극으로 활력 찾은 학교
연극은 대사 작성, 연기 연습, 무대 연출 등 모든 과정에서 소통과 협동이 필수적인 종합 예술이다. 이 같은 연극의 교육적 효과는 최근 학교 현장에서 효과적인 인성 교육 방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학생들이 무대를 꾸미기까지 통합, 협동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공감 능력이 향상돼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얻기 때문이다.
교육연극은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교육적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오랫동안 문화'예술 교육의 저변을 확대해 온 대구가 이번 교육연극축제를 통해 국내 교육연극의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성희 교육극단 콩나물 대표는 "서로 이해하면서 세상을 바르게 이끄는 것이 교육연극축제의 비전이다"며 "작은 무대가 학생들에게 무한한 깨달음과 가르침이 있는 교육 공간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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