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원정으로 치러진 대구FC의 K리그 챌린지 2016 시즌 개막전. 대구가 2대0으로 대전 시티즌에 앞선 가운데 전반전이 끝날 무렵 핸드볼 반칙으로 상대에게 허용한 페널티킥을 골키퍼 조현우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이 장면이 이날 경기뿐 아니라 올 시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이렇게 올 시즌 문을 연 대구FC가 지난달 30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44라운드 최종전에서 대전을 1대0으로 물리치고 3시즌 만에 2부 리그 챌린지를 탈출했다. 공교롭게도 대구는 올 시즌 시작과 마지막을 대전과 함께했다.
앞서 대구는 지난해 부천FC와의 원정 개막전에서 선심의 어이없는 오프사이드 오심으로 시즌 첫 경기를 내 주면서 힘들게 출발하더니 결국 막판 다 잡았던 승격을 날려버렸다. 대구FC의 경기를 찾아다니며 관람하는 축구팬으로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3년 늦가을에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강등이 확정된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2014년부터 시작된 대구FC의 2부 리그 생활은 팬들까지 힘들게 했다. 강등 첫해 원정 경기 응원을 갔을 때 실감한 2부 리그는 경기장 여건과 경기력, 응원 열기, 관심도 등에서 1부 리그와 큰 차이를 보였다. 대다수 챌린지 팀이 서울. 고양. 안양. 부천. 수원. 안산 등 수도권이나 강릉, 광주 등 원거리에 연고지를 둬 원정 응원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루를 꼬박 잡아먹는 원정 응원에는 경비 문제. 시간적인 제약. 피곤함 등 여러 가지 애로 사항이 따른다. 무엇보다 힘든 건 경기에서 지고 돌아올 때의 허탈감이다.
되돌아보면 나름 원정 응원의 즐거움도 있었다. 대구FC는 원정 경기에서 이상하리만큼 강한 면모를 보여 응원단이 좋아하는 승삼이(승점 3)를 챙겨오는 경우가 많았다. 올 시즌 40경기에서 거둔 19승 가운데 원정 20경기에서 무려 13승이나 챙겨 원정 간 응원단을 웃음 짓게 했다.
하지만 내년에 다시 시작하는 1부 리그에서의 대구FC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대구시는 새로운 전용경기장과 클럽하우스를 마련하는 등 전폭적으로 축구단을 지원하고 있다. 강등의 쓰라린 아픔을 맛보고 2부 리그의 서러움을 뼈저리게 겪으며 절치부심 올라왔기에 내년 클래식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2018년 멋진 새집으로 이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제일 중요한 건 시민들의 관심과 응원이다. 1부 리그 승격을 결정 지은 날, 평소 좋아하던 선수에게 축하메시지를 보냈더니 이렇게 답장이 왔다.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축하 연락이 너무 와서…. 정말 행복합니다. 오늘 관중이 많으니까 정말 경기 뛸 맛이 나더라고요." 그날 대구스타디움을 찾은 관람객은 1만1천413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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