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상의 모래알이 많을까? 밤하늘의 별이 많을까?' 이 질문에 대해 2003년 국제천문연맹 학회에서 호주의 사이먼 드라이버 박사가 답을 제시했다. 사막과 해변의 면적을 조사한 결과, 모래알 수는 100해(垓, 10의 22승) 개이고, 항성(별)은 700해 개 정도라고 한다.
이처럼 우주는 무한한 곳이다. 태양 같은 별 주위의 행성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생각은 더욱 확고해진다. 태양만 봐도 수성, 금성, 지구 등 8개 행성이 공전하고 있다. 명왕성 같은 소행성들까지 포함한다면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의 수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우주에는 태양 말고도 행성들을 보유한 별들이 많을 것이니, 관측 가능한 우주에 존재하는 행성의 숫자는 해를 넘어 '자' '양'의 단위로 접어들 것이다.
다시 범위를 좁혀보자.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은 '프록시마 센타우리'라 불리는 별이다. 지구와의 거리는 4.2광년 정도다. 1광년의 거리는 대략 10조㎞다. 지구 상 가장 빠른 속도의 물체도 1광년 떨어진 곳에 도착하려면 2만 년이 걸린다. 고로 4광년 떨어진 이웃별조차도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도달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런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웜홀 이론이 요즘 이슈다. 하지만 가까운 달조차도 가기 힘든 현실에서 아직 우주여행은 SF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최근 케플러 망원경을 통한 제2의 지구에 대한 조사도 활발하다. '이 무한한 공간에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행성이 지구 하나뿐일까?'라는 의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다. '이 넓은 우주에서 오직 지구만이 생명의 구역이라면 공간의 낭비가 아닌가'라는 칼 세이건의 말처럼, 내가 숨 쉬고 있는 이곳이 우주에서 유일한 생명체 존재 가능 행성이라는 게 도리어 이상하지 않은가?
현재 인류가 밝혀낸 우주의 크기는 150억 광년 정도 떨어진 곳까지다. 관측 가능한 범위만 말하는 것이기에 우주의 정확한 크기를 가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처럼 우주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행성은 극소(極小)한 존재다. 보이저 1호가 태양계 끝자락에서 보내온 지구의 사진만 보더라도 한낱 푸른 점일 뿐이다. 그런 지구에 사는 작은 존재인 한 인간의 자만과 욕망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알게 된다.
'우주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은 인생을 웃음거리보다 좀 더 아는 수준으로 높여주는 몇 안 되는 일 중 하나이며, 이러한 노력은 인간의 삶에 약간은 비극적인 우아함을 안겨준다.' 미국 물리학자 스티븐 와인버그가 말했다. 일상의 무게가 삶을 짓누를 때 밤하늘을 바라보자. 우주의 광활함에 경외감을 느낀다면, 현재 나를 괴롭게 만들고 있는 욕심과 집착들이 얼마나 사소한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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