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오빠 고향은 '달성군'…국민관광지 떠오른 '송해공원'
대구 달성군은 최근 70년을 무대와 함께해 온 '영원한 오빠' 국민 MC 송해(90) 씨의 이름을 딴 '송해공원'을 조성했다. 송해공원은 이제 전국에서 손님들이 찾는 '국민관광지'가 돼 유명세를 타고 있다.
달성군은 옥포면 기세리 옥연저수지 일원 4만7천300㎡에 송해공원을 조성하고 옥연저수지 서쪽 3㎞ 구간의 송해 둘레길, 데크로드, 전망쉼터 출렁다리, 대형 물레방아, 송해 백세교(橋)와 백세정(亭)으로 이름 붙여진 수중다리와 정자 등을 설치했다.
또 옥연지 주변 임야에서 발견된 길이 120m 규모의 폐광산을 활용한 와인동굴과 동굴식물원, 동굴공포체험관 등 '동굴 테마파크' 조성사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달성군은 송해공원에 송해 씨의 전매특허인 '전국노래자랑 코너'와 송해상징 조형물, 송해우체국, 송해광장, 또 그와 함께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배삼룡, 구봉서, 서영춘을 비롯한 '원로 희극배우 코너' 등의 문화 콘텐츠를 갖출 예정이다.
◆여러 난관 극복하고 성공한 송해공원
달성군은 송해공원 조성문제를 놓고 달성군의회와 마찰을 빚었다. 군의회 일부 의원들은 "옥포면이 송해 씨 부인의 고향일 뿐 송해 씨와는 직접적인 인연이 없고, 특정 연예인의 이름을 딴 공원 조성은 안 된다. 공원 조성을 위한 예산 편성이 어렵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 왔었다.
군의회의 이 같은 떨떠름한 태도에 대해 옥포면민들이 들고 나섰다. 옥포면의 충주 석씨 문중대표, 전 군의회의원, 전 농협장, 이장협의회장 등 지역 유지들로 구성된 옥연지 송해공원유치추진위원회(위원장 석재추) 소속 주민 13명은 군의회를 찾아가 "주민들이 원하는 공원 명칭 제정, 송해공원 사업 예산 지원 등에 대해 의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군의회 의원들은 송해공원 조성과 관련, 난색을 표명해왔던 그동안의 태도를 바꿔 "앞으로 적극 협조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고, 이때부터 송해공원 사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달성군은 지난해 4월 13일 옥포면 기세리 옥연지에서 김문오 달성군수와 송 씨가 참석한 가운데 '송해 씨의 성명권, 초상권 등을 활용한 공원 조성사업에 서로 협력한다'는 내용의 '송해공원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
달성군은 이후 송해공원이 들어설 옥연지 일대에 12억6천만원을 들여 1.3㎞ 숲길(데크로드 900m, 흙길 400m), 전망쉼터 4곳, 길이 32m의 아치형 연결다리 등 '송해공원 둘레길'을 조성하면서부터 송해공원 사업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송해공원 둘레길은 옥연지를 한 바퀴 돌아오는 3.5㎞ 코스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둘레길 서편에 1㎞ 구간의 숲길 데크로드와 옥연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4곳이 설치돼 있다. 또 둘레길 중간에는 '사랑나무'로 통하는 연리목(상수리나무'고욤나무), 연리지(감태나무)를 만날 수 있다.
이어서 달성군은 옥연지 일대 개인 소유 임야 2필지 15만5천㎡를 2억6천만원에 사들였고, 특히 이곳에서 일제강점기 금을 캐던 길이 120m, 폭 2.7m, 높이 1.9m 규모의 폐광산 동굴(洞窟)이 발견됐다. 달성군은 이 동굴을 활용해 '동굴 테마파크'를 조성할 경우, 송해공원의 시너지 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보고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군수는 "송해공원 조성 사업의 성공은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뤄졌다. 특히 송해공원이 조성된 이후 외지 관광객이 대폭 늘어나 이곳 지역의 상권이 활황세를 타고, 부동산 가치 또한 대폭 상승하는 등 지역에 대한 기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돈독한 우정으로 탄생한 송해공원
송해공원의 성사는 송해 씨 부인의 친정이 송해공원 현장 마을인 달성군 옥포면 기세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송 씨와 김 군수의 오랜 정(情) 덕분이다.
2010년 9월 전국노래자랑이 달성군에서 열리자 김 군수는 송 씨와 식사를 함께했고 이 자리에서 부인의 연고지가 달성군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이후 송 씨는 해마다 열리는 비슬산 참꽃축제행사 사회자로 초청되는 등 달성군과 인연을 이어왔다.
송 씨는 2011년 달성군 명예군민, 2012년 달성군 홍보대사를 맡는가 하면 달성군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나팔꽃 인생 60년'이라는 주제로 특강도 했다.
이후 김 군수와 송 씨의 각별한 우정은 방송을 통해서 전국에 알려지기도 했다. 송 씨가 2013년 10월 종편방송(채널A)의 토크 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탑골공원에 '달성 소나무'가 식재된 사연을 소개했다.
송 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평소 김 군수와의 각별한 우정 담을 꺼내면서 자연스레 탑골공원 소나무 얘기로 이어갔다. 송 씨는 자신의 개인 사무실이 탑골공원 주변에 있어 자주 이곳을 왕래하는데 어느 날 공원에 심겨진 소나무 세 그루가 고사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말라죽은 소나무를 볼 때마다 뭔가 찜찜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정원수로 사용하는 보기 좋은 소나무는 그루당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한다는 것도 주변을 통해 알게 됐다.
송 씨는 평소 자주 안부를 묻고 지내는 김 군수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탑골공원의 소나무 얘기를 무심코 꺼냈고, 사연을 듣게 된 김 군수는 민족의 성지인 탑골공원에 달성군의 소나무를 심는 것이 아주 의미가 있다며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달성군은 탑골공원 관리를 맡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인 서울 종로구청과 협의를 거쳐 달성군 구지면에서 자생하는 70~100년생 소나무 세 그루를 기증했다. 종로구청은 '달성군과 송해 선생이 기증한 소나무'라는 내용이 적힌 표지판을 세워 성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어버이날 송해공원에서 어르신 큰 잔치
지난해 말 송 씨는 김 군수에게 "내년 어버이날 즈음에 처가도 방문할 겸 동네 어르신들을 위해 돼지 열댓 마리를 잡겠다"고 약속했고, 송 씨는 이 약속을 지켰다.
송 씨는 지난 5월 7일 달성 옥포면 달성군노인복지관에서 군내 어르신 3천여 명을 초청해 어버이날 맞이 '송해와 함께 감사를 노래(song)해-효(孝)잔치'를 가진데 이어 오후에는 송해공원 부지에서 후배 연예인들과 무료공연인 '송해 빅쇼'를 가졌다.
이날 송 씨는 당초 김 군수와 약속한 돼지 15마리에서 2마리가 더 추가된 17마리 분량의 삶은 돼지고기와 가오리무침회, 시래기국 등을 푸짐하게 차려 어르신들에게 대접했다. 효 잔치에 든 음식비용 3천만원은 모두 송 씨가 부담했다.
이날 효 잔치에는 초청된 어르신 3천 명 등 모두 5천여 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새마을회, 적십자회, 자연보호회, 청년회의소, 농협봉사단 등 달성군 내 50개 자원봉사단체 회원 600여 명이 나와 음식을 나르는 등 거들고 나섰지만 이마저도 손이 부족할 정도로 바빴다.
송 씨는 부인 석옥이(83) 씨와 두 딸, 사위, 외손주 등 가족과 함께 나와 어르신들에게 "몇 십 년 만에 식구들과 함께 처가에 다니러 왔다"는 인사를 올려 박수갈채를 받았다. 송 씨 부인 석 씨는 송해공원 조성 현장인 옥포면 기세리 출신이다.
이날 행사를 앞두고 친정마을부터 먼저 들린 석 씨는 "친정을 다녀간 지가 아마도 20년 남짓 됐지 싶다. 마음이 들떠 며칠씩이나 잠을 설쳤다"고 했다.
송 씨는 "원래 황해도가 고향이지만 이제 내 고향은 달성이다. 호의를 베풀어 준 달성군에 늘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김 군수도 "송해공원을 전국적인 명품관광지로 꾸밀 것"이라고 화답했다.
◆전국노래자랑도 송해공원에서 열려
송 씨는 지난달 8일 본인의 이름을 딴 '송해공원'에서 KBS 전국노래자랑 '달성군 편'을 가져 화제를 모았다. 전국노래자랑은 송 씨의 간판 프로그램이자 KBS의 최장수 프로그램이어서 달성군민들의 호응도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지난해 말 김 군수가 송 씨를 만난 자리에서 "내년 10월에 송해공원의 옥연저수지를 가로지르는 길이 391m, 폭 2.5m의 수중다리인 '백세교'와 팔각형 정자인 '백세정' 설치공사가 준공될 예정인데 그때 전국노래자랑을 한 번 유치했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송 씨는 즉각 KBS방송국과 녹화일정에 대한 조율에 나섰다. '송해공원 조성 및 제21회 달성군민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전국노래자랑이 지난달 8일 옥포면 기세리 송해공원 현장에서 열렸고, 사회 역시 송 씨가 맡아 의미를 더했다.
전국노래자랑은 지난 1980년 11월 고 이한필 씨의 진행으로 첫 방송된 이후 올해로 37년째 이어지면서 KBS의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굳혔다. 송 씨는 전국노래자랑의 역대 진행자 가운데 5대(1988~1994)와 7대(1994~현재) 등 두 차례에 걸쳐 모두 27년간 진행을 맡고 있다.
송해공원에서 진행된 전국노래자랑 달성군 편 녹화에는 본선 진출자 15명(팀)의 노래경연과 설운도, 신유, 김국환, 김혜연, 이애란 등 국내 정상급 트로트 가수들이 초청돼 송해공원을 뜨겁게 달궜다.
이날 주민 박동주(56) 씨는 "이번 전국노래자랑 달성군 편은 송해공원에서 이뤄지는 데다 송해 씨가 직접 진행자로 나서게 돼 더욱 관심이 많았다"며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송해공원의 명성이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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