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계기 중 하나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언론에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 등을 털어놓은 것이었다.
그런 이 사무총장이 28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으면서 과거 그의 역할과 앞으로 그의 입에서 나올 얘기들이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까지 알려지기로는 이 전 총장은 지난해 미르재단에 합류하기 전까지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사업 티에프(TF)에 있었다.
그 이전에 이 전 총장이 어떤 일을 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방송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기도 했고 캐나다에서 잠시 공부를 하다 부동산 개발을 기획하고 관리까지 하는 '디벨로퍼'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비선 실세'로 알려진 차은택 광고 감독의 제안을 받고 미르재단에 합류했다고 전한 바 있다.
최순실 씨의 최측근인 고영태 씨의 소개로 최씨를 알게 된 것은 2014년 전후.
그러나 '회장님'이라고 불린 사람이 최씨임을 알게 된 것은 올해 들어서라는 게그의 주장이다.
이 전 총장은 1년 남짓은 최씨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자문회의 성격'이라고 표현한 논현동 최씨 사무실에서의 '비선 모임'에자신도 몇 번 참여한 적이 있다고 전한 것으로 봐서는 최씨도 그를 어느 정도 신뢰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전 총장은 최씨와의 관계가 틀어진 시점이 올해 초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 전 총장이 최씨에게 등을 돌린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전 총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최씨는 디렉션(지휘)을 하고 싶어했으나 사실 디렉션을 할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평범한,전문성이 없는 일반인 수준"이라는 평가와 함께 그런 최씨의 전횡을 방치한 정부 쪽 인사들에 실망감을 드러냈다는 기사의 내용은 이러한 추론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전 총장이 비위를 저지른 바 있다는 의혹 때문에 그가 전하는 말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광고대행사 대표로 활동하던 올해 8월,한 제약사의 행사를 대행할 때 개인정보업무를 수집해 준 대가로 수십억원을 요구했다가 갈등을 빚었다.
이 전 총장은 이달 27일 춘천지법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재판을 받았다.
이 전 총장은 자신이 운영한 이벤트 기획사 직원에게 급여 등을 지급하지 않아 지난 6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2014년부터 1년간 직원 3명을 고용해 이벤트 기획사를 운영했고 이 중 1명의 급여를 수개월 치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이 끝나고 귀가하지 않은 채 잠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선 실세 의혹' 폭로로 요동치는 정국에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지만 검찰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제 모든 눈과 귀가 그의 입에 쏠리게 됐다.
비선 모임의 진위는 물론이거니와 최씨에게 등을 돌려 미르재단을 나오게 된 경위들이 주요한 내용이다.
자신이 작성한 뒤 다시 청와대 문건 형식으로 내려온 문서들을 스마트폰에 저장해 둔 점 등을 고려하면 그가 검찰에서 말하고 공개하는 내용에 따라 '비선 실세 의혹'은 더 커질 수도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 전 사무총장을 상대로 미르재단 설립 및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거액 기금의 모금 경위,최순실씨에게 전해진 청와대 문건 유출을 비롯한 국정농단 의혹 전반을 캐물을 방침이다.
최씨의 또 다른 최측근 고영태(40)씨도 조사 중인 검찰은 두 사람의 진술이 어긋날 경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대질조사한다는 방침이다.현재 참고인 신분이지만검찰 수사 경과에 따라 신분이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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