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교육'은 전 세계 공통
경상북도는 '할매할배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14개 국가가 경북도 할매할배의 날과 유사한 '조부모의 날'(Grandparents Day)을 제정'운영하고 있다. 나라마다 그 방식과 명칭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국가기념일 제정을 통해 조부모와 자녀, 손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행사나 모임을 개최하고, 일부 국가는 별도의 전담기관까지 지정해 조부모의 날을 지원하고 있다.
◆노인의 날? 조부모의 날?
조부모의 날(조부모의 날은 미국에서 사용하는 명칭이라 국가별 기념일 명칭에는 차이가 있다)은 폴란드에서 세계 최초로 지정했다. 조부모의 날이라고 하면 '노인의 날과 같은 개념이 아니냐?'라는 오해를 하기 쉽다.
우선 노인의 날은 UN이 '노인 문제에 관심을 고취하고 노인에 공경과 감사한 마음을 새기자'는 뜻에서 제정한 기념일이다. UN 총회는 10월 1일을 '세계 노인의 날'로 정했다. 노인의 날을 시행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19개 국가이다. 우리나라는 유엔이 정한 10월 1일이 '국군의 날'이어서 그 다음 날인 2일을 '노인의 날'로 결정, 1997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운영하고 있다.
반면 조부모의 날은 노인 세대와 손자녀의 젊은 세대 간 교류 활성화를 위한 날로 운영한다. 노인의 날과 조부모의 날 제정 및 운영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두 가지 날을 모두 제정해서 운영하고, 일부 국가는 한 가지만 제정해 시행한다.
◆외국의 조부모의 날은 어떻게 운영하나?
조부모의 날을 운영하는 국가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을까? 미국 조부모의 날은 매년 9월 노동절 다음 첫 일요일이다. 9월이 인생의 '가을'(autumn)이라는 의미이다. 조부모를 존경하고, 조부모에게 손자녀 사랑을 보여줄 기회를 줄 목적으로 제정했다. 또 어린이에게 노인들이 가진 강함, 정보, 인내 등을 깨닫게 한다.
Generations United 등의 단체는 조부모의 날 확산과 일상에서 노인, 자녀, 손자녀 등 3대가 함께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 단체는 노인, 청년, 가족들의 세대 간에 실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조부모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운영하기까지는 매리언 맥쿼드(Marian McQuade)라는 여성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1970년부터 조부모의 날을 국가적인 날로 기념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그는 노인과 젊은 자녀가 한 가족으로 함께 만나서 시간을 보내면서 가족의 기능을 회복하고 지역사회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1971년에 웨스트버지니아주 '노화에 대한 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됐고, 1973년엔 웨스트버지니아주가 조부모의 날을 도입'실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미국 연방정부 등을 상대로 끊임없이 필요성을 전했다. 마침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1979년 국가 조부모의 날을 선포했다. 이후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매년 조부모의 날 선언을 한다.
일본에는 노인의 날(9월 15일) 이외에 조부모의 날과 유사한 경로의 날이 있다. 일본 정부는 경로의 날을 매년 9월 셋째 주 월요일로 정했다. 이날은 법정공휴일이다. 이날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행사는 없으나, 민간 차원에서 노인 세대와 손자녀 세대가 교류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가 전국적으로 이뤄진다. 이날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원아, 인근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양로원이나 요양원을 방문해 노래와 춤, 점심 식사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 노인들의 가족을 함께 초청하기도 하고 미용 페스티벌, 영화 감상회 등 각종 이벤트도 열린다. 일반 가정에서는 손자녀가 할아버지, 할머니께 편지, 꽃, 직접 만든 선물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달한다.
◆무엇을 벤치마킹할 것인가?
외국의 경우 조부모의 날에 손자녀와 조부모 등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서로가 어색하지 않고 즐겁고 의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든다. 예를 들면 손자녀는 조부모에게 카드를 만들어서 전달하거나 케이크를 미리 만들어 대접한다. 혹은 조부모가 키울 수 있는 화분을 제공하는 등 손자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제시한다.
조부모에게도 각종 프로그램을 제시해 어린 손자녀와 시간을 어떻게 함께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불안감이나 걱정을 덜어 준다. 가족 파티를 하거나 자녀와 가족사진을 보면서 과거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문화적으로 익숙하거나 친근한 내용으로 채우는 것이 필요하다. 서구와는 다른 문화적인 특징을 감안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서구 문화에서는 카드를 전달하거나 파티를 하는 게 일상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조손이 식사를 같이한다든지, 할머니'할아버지를 위해서 그림을 그리거나 농사일을 도와주는 등의 프로그램을 고려할 수 있다.
미국에는 조부모의 날을 적극 홍보하고 그날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 배포하는 전담기관이 있다. 우리도 조부모의 날 업무를 전담하는 별도의 기관을 도입할 수 있다. 전담기관은 수많은 법정기념일 속에서 조부모의 날을 의미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대중들이 할매할배의 날을 중요하고 의미 있는 날로 인식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조부모의 날과 유사한 경로의 날을 국가휴무일로 지정해 모든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한편 노인에 대한 존경, 그리고 손자녀와 교류를 촉진할 수 있는 물리적, 정서적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노인의 날이나 조부모의 날 등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으나 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한 국가는 일본이 유일하다. 전통적으로 경로와 가족공동체, 세대 간 교류를 중시해 온 우리나라보다 앞서 경로의 날을 국가휴무일로 정했다.
경북도는 이를 더욱 확장한 개념으로 노인과 부모, 손자녀 세대가 교류할 수 있는 기념일을 제정하고, 교류의 장을 조성해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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