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지도부 사퇴·비대위 체제로" 친박 "현 체제에서 차분히 대응해야"

입력 2016-10-27 04:55:05

새누리당 긴급 의원총회

26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 새누리당의 긴급 의원총회는 무겁고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정진석 원내대표가 제안한 '최순실 특검'이 만장일치로 추인됐다.

비박계 의원들은 특검은 물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 등 강도 높은 해법을 제시했지만, 친박계 의원들은 현 체제에서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인 주호영 의원은 "지도부 책임론에 대한 얘기는 여러 가지 형태로 제기됐지만, 대통령 탈당 얘기가 공식적으로 거론되진 않았다"고 의총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친박계인 조원진 최고위원은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이 많지 않아 현 상황에 대한 당론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며 "대통령 탈당 등 과격한 주장은 없었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조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청와대의 인적쇄신을 주문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수용의사를 밝힌 만큼 당이 청와대의 후속 대책을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계파를 불문하고 진상 규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했다.

백승주 새누리당 경북도당위원장은 "신속하게 관련 의혹을 털어내고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윤재옥 새누리당 대구시당위원장 역시 "특검이라든지 가용한 수단을 통해 법에 따라 조치해야 한다"며 "제기된 의혹들을 신속하게 정리해 국정동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당내 강성 비박계 의원들이 주장하고 있는 대통령 탈당에 대해선 "지금 거론되는 문제가 정치적 중립에 관한 사항은 아니지 않으냐"며 "종전에 탈당한 대통령들이 있긴 하지만 저는 탈당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비박계가 강력하게 주장했던 지도부 사퇴 및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나 원내대표인 저 누구도 자리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며 "언제라도 (이번 사태가) 수습되면 미련없이 물러나겠다"고 말했으며, 이정현 대표는 "의총에서 다 말씀드렸다"고 거취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이날 의총에선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가 다시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어제(25일) 대통령의 사과는 성난 민심을 더 분노하게 했다"며 "진솔한 대통령의 대국민 용서를 구하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선 향후 언론의 보도 내용과 여론의 추이에 따라 당의 대응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날 의총은 친박계와 비박계가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성격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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