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 파트너사 채용박람회 르포] 행사 30분 전부터 긴 행렬

입력 2016-10-26 04:55:01

고교생…은퇴자 취업 기대감…경단녀 구직 희망 부풀어 신세계 부스에 관심집중

2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 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정용진(왼쪽)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2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정용진(왼쪽)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2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 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설 것을 약속하며 손을 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날 채용박람회에는 신세계그룹 5개사와 37개 파트너사가 참여해 1천여 명을 채용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25일 오전 대구 엑스코. 흐린 날씨에도 박람회장을 찾은 구직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행사 시작까지는 30분이나 이른 시간이었지만, 행사가 열리는 엑스코 1층 로비에는 잠긴 문 뒤로 구직자들의 긴 행렬이 이어졌다. 면접을 대비해 정장을 차려입고 온 젊은 구직자 틈에서 머리가 하얗게 센 은퇴자나 파마 머리의 경력단절여성이 다수 눈에 띄었다. 교복을 말끔히 차려입은 고등학생도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있었다.

이원규(58'동구 방촌동) 씨는 "지난 7월까지 환경미화 관련 업무를 하다가 은퇴했는데 좋은 자리가 있지 않을까 싶어 왔다. 직무와 연관성이 있을 만한 기업 몇 군데와 면접을 봤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력단절여성에겐 이번 행사가 가뭄의 단비였다. 정모(53'수성구 만촌동) 씨는 "금융 관련 일을 하다 결혼을 하고 집안일을 하느라 일을 그만뒀는데 이제 애들도 다 키웠고 해서 다시 일자리를 구해보고자 왔다. 전에 하던 일을 살려서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니더라도 좋은 자리를 구했으면 한다"고 했다. 대학생 딸과 함께 온 김모(52'수성구 범물동) 씨는 "딸이 신세계그룹 취업에 관심이 있던 차에 박람회 소식을 듣고 같이 와 봤다. 나도 집안일만 하며 살고 있는데 좋은 일자리가 있으면 같이 상담을 받아보려 한다"며 구직 희망에 부풀었다.

사회 첫걸음을 떼려는 새내기 구직자들도 취업 열기에 동참했다. 예비 취업자인 대학생뿐만 아니라 앳된 고교생들도 단체로 박람회장을 찾았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회사를 찾기 위해 취업공고판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상서고 3학년 권호성(19) 양은 "요식업계에 관심이 있는데 스쿨푸드나 스타벅스 같은 관련 업종이 많이 참여해 떨린다. 오늘 면접을 잘 봐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신세계그룹 부스엔 특히 구직자 관심도가 높았다. 다른 기업과 달리 현장 면접 부스를 6개나 마련해뒀지만 밀려드는 구직자들로 인해 면접관 앞에 서기까지는 30분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면접을 마친 대학생 임준혁(26'북구 노원동) 씨는 "학점이나 토익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아 취업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어 답답한 마음이었는데 좋은 경험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전공 관련 실무 경험에 대해 묻는 경우가 많아 흔히 친구들 사이에 떠도는 취업 요령과는 다른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대구지역 중견기업 부스의 경우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주로 대학생들로 북적였던 신세계그룹 부스와는 달리 빈자리가 군데군데 보였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학생들에게는 이름이 덜 알려진 곳보다는 유명 대기업이 인기가 있지 않겠나"면서도 "행사장을 찾은 사람이 워낙 많아 좋은 사람을 구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행사 운영진은 밀려드는 구직자들을 맞이하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 현장 면접을 진행하는 기업 부스 외에도 직업심리검사관, 취업컨설팅 부스 등을 마련해 구직자들의 '적성 찾기'를 도왔다. 김모(26'구미시) 씨는 "20~30분에 걸쳐 조사지를 작성하고 나면 어떤 직업이 적성에 맞는지 결과가 나온다. 아직까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행사장 밖의 상점들은 대목을 맞은 것처럼 북적였다. 몰려드는 구직자들이 점심 등을 근처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해결한 때문이다. 엑스코 주변 한 상인은 "평소보다 매출이 서너 배는 뛰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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