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방어막' 거둬 들이는 새누리 "특검·국정조사해야"

입력 2016-10-26 04:55:01

흔들리는 '이정현 리더십' 최고위 긴급 소집에 불응…김용태 "국민적 비웃음 사…"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5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의혹 관련 사과방송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5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의혹 관련 사과방송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이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에게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새누리당도 박 대통령을 향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간 야권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왔지만, 최 씨를 둘러싼 의혹이 보다 구체화되고 또 의혹 수준을 넘어 점차 '사실'로 다가서자 더는 침묵할 수 없다는 판단에 '방어막'을 거둬 들이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개헌 드라이브, 나아가 정권 재창출을 위해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이라는 초대형 악재를 조속히 털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이니 뾰족한 다음 수를 찾지 못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당내에서는 이정현 대표 리더십 흔들기도 포착돼 새누리당의 위기감은 더해지고 있다.

비박계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최순실 털어내기'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 등이 사전 유출됐다는 언론보도 이후 급속하게 당 전체로 확산됐다.

25일 새누리당은 비선 실세 의혹에 유감을 표시하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당 지도부에서도 진상 규명을 강도 높게 촉구하며 객관적이고 신속한 수사로 이번 사건의 실체를 확인해 그에 따라 납득할 만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비박계에선 앞다퉈 "특검'국정조사 등 철저한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 중에서 처음으로 박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김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최순실 사태는 대통령의 사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새로 시작되는 것"이라며 "여야가 특검 도입을 합의하면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위해 대통령이 당적 정리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여야 지도부는 즉각 최순실 사태를 수사하기 위한 특검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독자적 친박' 이정현 대표의 리더십도 땅에 떨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박 대통령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직후 최고위원회의와 중진의원 간담회를 긴급 소집, 대응책을 논의하려 했으나 참석자가 적어 취소됐다.

지금까지 '최순실 게이트' 의혹에 대해 부인'축소하거나 침묵해 온 이 대표에 대한 당내의 반발기류가 돌출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김용태 의원은 "이 대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논리로 최순실 사태를 축소하려 한 것에 대해 국민들은 참담한 자괴감을 느끼고 새누리당은 국민적 비웃음을 사고 있다"며 "이 대표는 즉각 사과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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