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정환·변준수 부자 골프 이야기
이번 주 코너는 홀인원 이야기가 아니라 부자간의 한판 승부에 관한 얘기다. 세계적인 화가 피카소의 아버지가 10대의 아들이 그린 그림을 보고, '내 아들이 벌써 나를 넘어섰구나!'라며 감탄했다. 그리고 아들을 위해 자신의 그림을 접고, 아들의 후원자로 나섰다는 이야기와 일맥 비슷하다.
변정환'변준수 부자 역시 그렇다. 아버지가 못다 한 꿈을 아들이 대신 꾸고 있다. 엘로드 프로골프단 소속 프로인 변정환 씨는 올겨울 필리핀 전지훈련에서 아들 준수(영신고 2년 골프선수) 군에게 1주일 내내 7번 대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것을 내 골프 인생의 감격스러운 순간으로 꼽았다.
"올해 2월에 필리핀 로얄 로스우드CC에서 1주일 동안 7번이나 골프를 쳤는데, 저는 이븐파 내지는 1, 2오버파의 스코어를 기록했는데 반해 우리 아들은 계속 언더파를 몰아쳐(2∼4언더파) 한 번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우리 아들이 이렇게 성장했구나'는 생각에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준수 군의 골프 스토리는 재미와 감동이 있다. 중학교 3학년 때까지 키가 너무 작고 체구도 왜소해 항상 '3학년 1반(3온 1퍼트) 공'을 쳐야 했다. 이 때문에 우드와 숏게임에는 다른 선수들보다 우위에 있었다. 잘해야 '파'이다 보니, 대회 때마다 큰 핸디캡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10㎝ 가까이 키가 자라면서 '2학년 1반(2온 1퍼트) 공'이 가능해졌다. 당연 실력은 급상승했다. 지난해 한국골프 중'고 연맹 단체전에서 마지막 날 4언더파를 쳐서, 영신고가 단체전 우승하는데 주역이 됐다. 이제 드라이브 거리도 240∼250m가 날아가니, 2온(파4)'3온(파5)에도 문제가 없다.
아버지 변 씨는 둘째인 아들의 골프 근성을 높게 산다. "골프를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을 텐데, 자신의 신체적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우드와 숏게임을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견했습니다. 앞으로 꿈의 무대인 PGA 투어에서도 활약할 대한민국 대표선수가 될 가능성도 봤습니다."
아버지의 간절한 바람대로 준수 군이 대구 출신의 세계적인 골프선수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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