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용 대회 유치 급급…육상진흥센터, 배드민턴장으로 전락
대구시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하면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국제육상도시' 칭호를 얻었다. 대회를 훌륭하게 치른 도시에만 주어지는 칭찬이었다.
세계육상선수권은 기록을 중시하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엘리트 대회로 대구시는 대회를 유치하면서 대구의 세계화를 비롯해 붐 조성을 통한 육상 저변 확대, 한국의 메달 획득을 통한 국위 선양 등을 외쳤다. 당시 조직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금메달을 호언장담하는 현실성 없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참고로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금'은메달은커녕 동메달 1개도 따지 못했다.
대구시는 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 한국 육상 발전에 기여했다고 자부하지만, 한국 육상이 이 대회 후 조금이라도 발전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개최지 대구의 육상도 마찬가지다.
대구 육상은 2011년 대회 이전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전국체전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올해 제97회 체전에서 대구는 육상 트랙에서 303점(15위), 필드에서 472점(13위), 마라톤에서 418점(9위) 등 총 1천193점을 얻었다.
반면 경북은 트랙에서 2천679점(2위), 필드에서 1천212점(3위), 마라톤에서 982점(6위)을 획득했다. 경북이 육상에서 얻은 총득점은 무려 4천873점이나 된다. 대구가 3개 부문에서 거둔 총득점이 경북의 필드 점수에도 미치지 못하며 경북의 트랙 점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메달 수에서 보면 대구 육상의 저변이 얼마나 취약한지 드러난다. 대구는 육상 트랙과 필드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거머쥐었다. 총 메달 수는 8개다. 남녀 고등부에서 4개, 대학부에서 2개, 일반부에서 2개가 나왔다.
이에 반해 경북은 육상에서 41개의 메달을 쓸어담았다. 트랙에서 총 28개(금 14, 은 8, 동 6)를 수확했으며 필드에서 11개(금 4, 은 4, 동 3), 마라톤에서 2개(금 1, 동 1)를 각각 보탰다. 경북 육상은 대구보다 5배 이상 많은 메달을 획득했다. 경북은 모든 스포츠의 출발점이 되는 기초 종목인 육상을 앞세워 종합순위 4위에 오를 수 있었다.
거꾸로 보면 대구는 육상에서 매년 참담한 성적을 내면서 대구 선수단에 치명타를 입혔다. 대구 육상은 지난해 체전에서도 트랙(195점'16위), 필드(808점'9위), 마라톤(355점'11위) 등에서 총 1천358점을 얻는 데 그쳤다. 대구 육상의 이런 추세는 매년 체전에서 되풀이되고 있다.
국내 유일한 동계 훈련센터인 육상진흥센터를 둔 대구가 엘리트 선수들의 최고 대결 무대인 전국체전에서 너무나 꾸준히 죽을 쑤고 있다.
대구FC 선수단 숙소와 배드민턴'탁구장으로 활용되는 육상진흥센터를 보면 그 답이 나온다. 자치단체장의 선거를 염두에 둔, 많은 사람이 모이는 육상 대회 개최에만 몰두한 대구시 체육 정책의 잘못이다. 이에 편승, 사리사욕만 챙기려는 대구 지역 육상인들의 몰염치도 도를 넘은 상태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