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선수' 육성 실패, 3년 전부터 성적 추락
대구시의 엘리트 체육이 사형 선고를 받기 직전에 몰려 있다. 대구는 지난 13일 끝난 제97회 전국체육대회에서 13위를 차지, '3년 연속 13위'에 머무르는 참패를 당했다. 대구는 올 5월 열린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도 10위에 머무는 부진을 보였다. 수년 전부터 무너지고 있는 대구 체육의 현주소와 책임 소재를 짚어보고 대책을 모색해본다.
무너진 대구 체육 자존심
제97회 전국체전에서 4위를 차지, 17개 시'도 경쟁에서 상위권의 성적을 낸 경상북도체육회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고 자랑했다. 다소 엉뚱한 구석이 있지만, 경북은 체전 4위가 사실상 우승(경기도'개최지'서울시가 통상적으로 1~3위 차지)이고, 경북이 해외 교류 사업으로 지도자를 파견하는 인도네시아 서자바주가 인도네시아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점과 경북체육회가 올해 경북도 출자'출연기관 경영평가에서 5년 연속 최우수등급을 받은 것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경북의 이웃인 대구시는 최근 전국체전에서 참패를 거듭하는 등 체육 부문에서 심각한 침체에 빠져 있다. 이번 전국체전 마지막 날 최종 성적표를 받아든 대구시체육회 권오춘 사무처장은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주위 관계자들에게 연방 죄송하다고 했다. 체전의 성적을 책임지는 최고 실무자이기에 그럴 만했다.
대구는 이번 체전에서 사실상 꼴찌에 가까운 13위를 했다. 그것도 '13위 3연패'였다. 대구는 2012년 제92회 전국체전을 홈그라운드에서 열면서 2위를 차지한 뒤 다음해 11위로 미끄러졌고, 이후 3년 연속 13위에 머물렀다. 대구의 뒤에는 전남과 울산, 제주, 세종이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해 14위를 한 대전은 11위로 도약했고, 대구와 광역시 규모에서 비교할 바가 못 되는 광주는 12위로 대구에 앞섰다. 대구로서는 여러 정황상 부산(6위), 인천(7위)에 이어 8위는 해야 체면치레를 하는 셈이다.
대구시체육회의 수장인 권영진 대구시장은 취임 첫해부터 내리 3년 13위의 체전 성적표를 냈다. 2014년 체전 후 대구시체육회 김선대 사무처장은 권 시장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옷을 벗었다. 권 시장은 그동안 "체전에서 상위권 성적을 내려고 무리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도시 규모 면에서 대구가 한자릿수 성적은 내야 하지 않느냐"고 말해왔다. 이는 사실상 대구가 체전에서 거둬야 할 목표가 됐고, 이를 위해 권오춘 사무처장이 2년 동안 준비했지만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이번 체전에서 대구가 거둔 금메달 수는 32개로 경북(83개)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전체 금'은'동메달 수로 보면 대구(150개)는 전남(157개)에도 뒤져 14위다. 이는 대구 체육의 저변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내는 수치다.
초'중학교 꿈나무 선수들이 실력을 겨루는 전국소년체전에서도 대구는 뒷걸음질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전국체전의 고등부 성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대구는 올해 제45회 전국소년체전에서 10위를 했다. 2014년 대회에서 7위를 차지한 대구는 지난해 9위로 내려앉았고, 올해 또 한 계단 후퇴했다. 이 추세라면 대구는 내년 소년체전에서도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편 대구 체육은 프로 무대에서도 변변치 못한 모습이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대구시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란 멍석을 깔아줬지만 역대 사상 최악인 9위로 추락했다. 프로축구 대구FC는 2부 리그 평정에도 허덕이고 있으며 프로농구팀은 수년 전 경기도 고양으로 야반도주했다. 프로배구팀은 아예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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