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월배신도시 도로…구간마다 뚝뚝 끊겨 교통대란

입력 2016-10-17 04:55:01

1Km 빠져 나오는 데 40분 걸려…입주 속도 못 따라가는 교통망

'만들다가 만 신도시? 우리 집 앞 도로는 언제 생기나요.'

대구 달서구 월배신도시의 2만5천여 가구 주민들이 뚝뚝 끊어진 도로 탓에 교통대란에 시달리고 있다.

달서구 유천동과 대천동, 월성동 일원에 조성된 월배신도시 주민들은 출퇴근 시간은 물론 오후 4, 5시부터 시작되는 교통정체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월성동 한 아파트에 입주한 김모(43) 씨는 "월배신도시 안에서는 약 1㎞ 구간을 빠져나오는 데만 30~40분이 소요된다. 출퇴근 시간에는 단지 입구에서부터 차가 밀려 그야말로 일대가 교통지옥"이라고 했다.

월배신도시의 교통 문제는 기반시설인 도로망이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단지 아파트의 입주가 급증한 때문이다. 현재 월배신도시 가구 수는 2만5천여 가구(11만 명)에 이르며 앞으로 향후 5천여 가구가 추가로 입주하게 된다.

월배신도시는 2004년 10월 월배지구단위계획(250만㎡)이 확정되면서 대단위 아파트가 건립되기 시작했다. 월배신도시는 공원부지, 도로망 확충 등 기반시설 완비 후 주거지를 건설하는 택지지구 개발과 달리 신설 예정 도로만 있는 상태에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다. 대구시 재정 상황 등에 따라 도로 건설이 아파트 건립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상습 정체 단지'가 됐다.

당초 대구시는 월배신도시에 2006년부터 총연장 6천94m, 9개 구간 도로를 2천381억원을 들여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올해까지 투입된 예산은 478억2천만원. 계획 예산의 20%밖에 투입되지 못해 9개 구간 중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1개 구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설계'보상 등 사업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실제로 신도시 내의 월배차량기지와 조암네거리 사이 구간, 월곡로에서 이마트 월배점 사이 구간 등에는 도로가 중간에 끊어져 있다.

끊긴 도로 때문에 주민들이 우회도로를 찾느라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흔하게 펼쳐진다. 대천동 한 아파트 주민 유모(35) 씨는 "몇백 미터 정도 되는 구간만 뚫리면 수월하게 갈 수 있는 길을 빙 둘러서 가야 하니 불편하다. 게다가 도로 정비를 앞두고 있는 곳에는 고물상이 잔뜩 있어서 미관도 좋지 않다"고 했다.

이 때문에 시는 내년에 335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시급한 도로를 먼저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고 있어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이 끊임없이 교통문제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앞으로도 월배에 추가 입주가 많아 교통대란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지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보상금도 높아질 수밖에 없어 빠른 사업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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